민주노총이 ‘세상을 바꾸는 투쟁’ 돌입을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비정규법안 강행처리 저지, 로드맵 폐기, 무상교육·무상의료 쟁취, 한미FTA협상 중단을 걸고 오늘부터 14일까지 연맹별 순환 파업의 날을 선포한다”며 “연맹 특성별 실천으로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투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부터 14일까지 금속연맹 13만명 4시간 부분파업을 포함해 부분파업, 총회투쟁, 확대간부파업 등 16만여명이 파업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번 투쟁은 산업을 흔들거나 마비시키는 파업은 아니다”며 “우리의 요구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 순환투쟁을 벌이기로 한 전교조, 교수노조 등은 비정규직과 관련한 계기 수업, 특별강의 등을 벌인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등학생 10명 중 6명이 비정규직법안 국회 통과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며, 이후 2주 동안 각급 학교에서 비정규직과 관련한 계기수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수노조는 이날부터 김상곤 위원장(한신대 경영학과)이 ‘신인사제도와 비정규직관련법’과 관련해 특강을 시작하는 12일까지 노조원들이 각 학교에서 비정규직과 노동인권 등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권승복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민주노총 파업의 당위성에 대한 조합원 교육부터 시작해 대국민 선전전을 강화하고 지역본부별 민주노총 집회에 적극 결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또 “노동자 탄압, 공무원노조 탄압 주범인 열린우리당 항의방문을 민주노총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 중심 파업 불구, 각 연맹 최대한 노력”
파급효과는 적어…“범국민 의제 쟁점화, 전 조합원투쟁 만드는 과정”
민주노총이 이수호 전 집행부 때부터 강조해 왔던 ‘세상을 바꾸는 투쟁’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이 국회 일정 등과는 무관하게 날짜를 박고 파업돌입을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14일 금속연맹 13만여명이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파업에 들어가는 연맹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이다. 따라서 파업 참가 규모만 봐서는 ‘세상을 바꾸는 투쟁’이라는 이름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며, 그 파급효과가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조준호 위원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순환파업의 효과가 크고 작다는 평가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며 “국민들에게 우리 요구를 알려내고 정당성을 확인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노동문제만이 아닌 무상의료·무상교육과 한미FTA 쟁점화를 통해 ‘범국민적인 연대투쟁’을 만들어 가다는 데 이번 투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비정규 권리보장입법 쟁취와 노사관계 민주화방안 쟁취 등 노동관련 의제에 한정하지 않고, 국민들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의제 쟁점화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각 연맹이 최대한 할 수 있는 특성별 투쟁을 벌여내고,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는 80만 조합원이 참가하는 총파업을 조직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올해 사업계획서에 “상반기 세상을 바꾸는 투쟁의 상과 하반기 투쟁의 상호관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는 등 하반기 총파업을 노사관계 민주화방안 쟁취, 한미FTA협상 저지투쟁의 정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비록 금속연맹 중심의 파업투쟁이 됐지만 총회투쟁과 연맹 자체 집회, 특별강의, 무상진료 프로그램 등 각 연맹이 내온 특성별 투쟁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는 게 민주노총 자체 평가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예전 파업 같으면 손을 놓고 있었던 조직들이 적극적으로 투쟁방안을 내 왔다”며 “파업을 하자고 해서 파업이 되는 것은 아닌 만큼 그런 역할들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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