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 정상들이 속속 입국하고 있는 가운데 16일 부산대에서는 각국 반세계화 활동가들이 참가하는 부산국제민중포럼이 개막돼 ‘반 APEC, 반 신자유주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펙반대국민행동과 부산시민행동 공동주최로 이날 오전 부산대 성학관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200여명이 참석했다. 정광훈 국민행동 공동대표는 환영사에서 “민중들을 빈곤하게 만들고 삶터에서 쫓아내는 그들만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APEC 정상회의를 반대한다”며 “이번 민중포럼은 WTO가 어떻게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FTA가 어떻게 농민들을 죽이고, 누구를 위해 전쟁을 확대하는지 폭로하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개막식에 이어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 그리고 민중의 대응’이란 주제로 첫 전체토론이 열렸다.<사진> 미국 반전단체 앤서(ANSWER)의 브라이언 베커는 발제에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시가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답하는 사람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미국에서도 반부시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사회정의가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실현되도록 부시 반대, APEC 반대 투쟁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아탁재팬의 아키모도 요코 집행위원장은 “선진국들은 WTO가 출범한 후 지난 10년간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저개발국을 협박했다”며 “선진국 위주의 세계화에 맞서 우리는 세계 민중의 국제연대와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후에는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아태지역 사회운동의 과제’란 주제로 아시아의 반세계화 활동가들이 발제에 나섰다.

국민행동 김광일씨는 “아펙은 그동안 테러와의 전쟁을 합리화 하고, 부시를 구하기 위해 존재했다”며 “우리가 부산 APEC을 통해 반전투쟁을 벌이는 것은 부시에게 타격을 주고, 파병재연장 음모를 막고, 국제반전운동의 활성화에 영감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민중동맹 책임자 엘리지베스 탕은 “12월 WTO 홍콩 각료회담을 무산시키기 위해 워크숍과 교육, 선전물 등을 통해 홍콩민중들에게 문제점을 알리고 있다”며 “12월 홍콩 투쟁을 시발점으로 아시아 민중들이 연대하는 교두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비아캄페시나(농민의 길) 인도네시아 조직가 알리 파흐미는 “WTO 체제 10년이 지났고 예전 인도네시아 정부가 하던 역할을 지금은 초국적 기업이 다 가져갔다”며 “이렇기 때문에 초국적기업들이 아펙과 WTO를 밀어주고 있고, 이들에 맞선 투쟁을 세계화 하는 길만이 우리가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16일~17일 부산대에서 열리는 부산국제민중포럼에서는 전체토론과 함께 이주노동자, 여성, 미디어, 빈민, 교육, 지역사회, 공공노동자 등과 관련된 분문별 워크숍이 진행된다. 17일에는 ‘전쟁과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사회운동의 주요의제와 공동행동계획’을 토론하고 ‘부산민중선언’을 채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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