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항공기 운항도 파행을 맞고 있다.

파업 이틀째인 18일에는 파업 첫날 열렸던 노사교섭조차 열리지 못했다. 노조는 첫날 교섭에서 그동안 교섭과정에서 쌓였던 불신과 불만을 노사 모두 털어내고 이후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하기로 했다며 이후 교섭 진전에 기대감을 표한 바 있다. 그러나 노사 양쪽 간사들끼리 장기간 논의를 가졌음에도 18일 사쪽에서 교섭에 대한 아무런 반응이 없자 적잖이 실망하는 분위기였다.


한 노조 간부는 “사쪽이 항공대란에 대한 책임을 노조에 떠넘기고, 비난여론을 고조시켜 노조를 압박하기 위해 일부러 교섭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하며 “파업대오가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사쪽이 협상에 빨리 나서는 것이 승객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바른 길”이라고 말했다. 사쪽은 여전히 노조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홍보실은 “노조가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교섭이 무의미하다”며 당장은 교섭에 임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는 파업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하며 교섭전략을 마련하느라 부심하고 있다. 18일 새벽까지 교섭위원들이 모여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교섭전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 노조간부는 사견임을 전제로 “핵심적인 요구사항인 비행안전과 고용안정은 양보할 수 없지만 사쪽에서 경영권 침해라고 주장하는 요구사항은 일부 물러설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밝혔다.

파업 이틀째인 18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운항은 무더기 결항 사태를 맞았다. 제주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선이 취소됐다. 파업 사흘째인 19일부터는 국제선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내선은 전체 163편 중 81편이 결항되고, 82편이 정상 운항된다. 정상 운항되는 82편은 모두 제주도 노선이고 다른 노선은 한편도 운항되지 못한다. 국제선은 전체 111편 중 시드니행 1편이 파업 이후 처음으로 결항되며, 화물기는 3편 모두 결항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비노조원과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조합원, 외국인 조종사를 투입해 국제선과 육상교통편이 없는 제주도 노선부터 최대한 정상 운항한다는 계획이지만 파업이 장기화 되면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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