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위원장 김영근)가 안전운항과 관계가 없는 요구사항을 고집하지 않겠다며 사쪽에 교섭을 촉구하고 나서 향후 교섭진전 여부가 주목된다.

노조는 파업 사흘째인 19일 오후 3시 영종도 집결지인 인천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조는 최근 언론보도에서 중점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비본질적인 내용(음주 및 약물검사 등)을 주요 쟁점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안전운항과 연관관계가 없는 사항에 대해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사쪽이) 지금 즉시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87개 주요요구안의 ‘일괄타결’이라는 기존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서 일부 요구사항을 양보할 수도 있다는 새로운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또 노조는 “파업 당일인 17일 마지막 교섭 이후 사쪽은 교섭을 촉구하는 노조에 대해 어떤 답변도 없었다”며 “노조가 파업을 하면 사쪽은 이로 인한 불편을 줄이려 최대한 교섭에 응하는 것이 온당한 것”이라며 사쪽의 대한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이학주 노조 대변인은 “노사대립에 불편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 않느냐”며 “비본질적인 문제로 대립하기보다는 비행안전과 관련된 핵심요구안을 갖고 결정을 내자는 것이 노조의 요구”라고 밝혔다.


노조의 이러한 입장과 요구에 대해 사쪽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시아나항공 홍보실 한 관계자는 “그동안의 교섭에서 회사는 계속 양보안을 냈지만 노조는 일괄타결만을 주장했다”며 “노조의 기자회견 내용이 새로운 협상안이라는 진의가 파악되면 회사도 교섭을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제쯤 교섭에 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교섭을 담당하는 팀에서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파업 3일만에 일단 교섭테이블을 마련하기 위한 카드를 던진 노조이지만 “사용자가 지금처럼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파업 장기화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노조의 기자회견에 앞서 사쪽도 이날 오전 11시 김포공항에서 항공기 비상운항과 관련된 브리핑을 갖고 “회사는 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빠른 시간 내에 타결되길 기대하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사쪽 브리핑에 따르면 현재 △전체 조종사의 54%(430명)가 비행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25억원의 매출손실을 보고 있고 △국제선과 제주도 노선은 당분간 정상운항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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