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울산 전국노동자대회를 앞두고 민주노총 지도부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26일 오후 울산플랜트 다자간 협상이 결렬되자 막판 문제해결에 나섰으며, 노동자 대회에서 벌어질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전술준비에 고심하고 있다.

이날 오후 다자간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자 임원진을 중심으로 한 민주노총 지도부는 노동부와 SK 등을 상대로 막판 대화재개와 절충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한 임원은 “27일 전국노동자대회는 울산플랜트 투쟁 문제해결을 위한 배수진”이라며 “정부와 사용자 쪽에 전방위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건설플랜트와 하이닉스매그나칩 등 비정규 현안 문제 해결과 비정규보호법안 쟁취를 5, 6월 투쟁 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지금이 비정규현안 투쟁이 마무리 돼야할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전국노동자대회를 울산건설플랜트노조 투쟁승리의 시점으로 잡고 그 여세를 6월 비정규입법 쟁취 투쟁으로 몰아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한편으로는 국제행사가 벌어지는 울산에서 경찰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것도 민주노총이나 울산시 양쪽 다 부담이다. 노동자대회에 7천명에서 많게는 1만여명까지 참가할 것으로 예상돼 충돌이 벌어지면 다수의 부상자 발생이 우려된다.

따라서 민주노총은 전국노동자대회가 사실상의 울산투쟁 승리 보고대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27일 노동자대회가 열리기 직전까지 노사정 사이에 치열한 물밑접촉과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노동자대회 당일 전술도 신중하게 고려되고 있다. 이런 고민은 민주노총이 집회신고를 울산역과 태화강둔치 두 군데를 잡은 데서 잘 드러난다. 당초 계획이었던 울산역-달동공원-태화강 행진코스는 중간에 국제포경회의가 열리는 롯데호텔과 근접해 경찰로부터 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제2의 대회장소로 태화강 둔치를 골랐으며 집회 장소는 27일 당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막판 노력에도, 문제해결이 여의치 않으면 민주노총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동자대회 시작 전까지 해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그래도 안 된다면 현장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27일까지의 비공식 교섭 등 상황에 따라 노동자대회 투쟁수위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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