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고용직공무원노조(위원장 최혜순)가 27일 청와대 앞 1인 시위와 함께 전 조합원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21일 위원장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예고했듯이 경찰청이 대화를 위한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노조는 민주노동당 거점 농성 12일째인 27일 당사 회의실에서 '경찰청고용직공무원 직권면직 철회와 기능직 전환 쟁취를 위한 전조합원 무기한 단식농성 결단식'을 개최했다.

대회사를 한 김미숙 부위원장은 "죽고자 하면 살 길이 있다"며 "절대 물러서지도 포기하지도 말고 쓰러지는 그날까지 앞으로 전진하자"고 밝혔다.

조합원 박계숙씨는 "사람은 살기 위해서 먹지만 우리는 살기 위해 굶는다"며 "10년 이상을 열심히 일해오면서 최악인 바닥까지 내려가 이제 더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그는 "이제 위로밖에 갈 곳이 없다. 끝까지 지치지 말고 힘을 내자"고 말했다.

조합원 최은옥씨도 "10년 넘게 같이 일해왔던 곳에서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으려니 너무 억울하다"며 "피를 토하는 일이 있어도 끝까지 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의 부당함을 폭로한 조합원도 있었다. 손애란씨는 "온갖 모욕과 부당한 대우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아오면서도 지금까지 버텨왔다"며 "그런데도 경찰청은 직권면직의 칼날을 들이대는 한편 고용직공무원 노동자들의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막고 수많은 경찰력을 동원해 회유, 협박, 미행 등의 탄압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합원 김경아씨도 "그동안 일했던 대가가 이런 힘든 과정이냐"며 "내 자존심을 지키고, 전 조합원이 가족들과 함께 떳떳한 모습으로 2005년을 맞을 수 있게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열린 결의의식에서 조합원들은 모두 한웅큼씩의 머리카락을 잘라 '결사투쟁'이라는 네 글씨를 만들었다.<사진>
 
노조는 이를 최기문 경찰청장 앞으로 보낼 계획이었으나 이날 최 청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새로 임명될 경찰청장에게 다시 한번 대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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