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자계열사 노동자들은 성과 압박 등에 따른 정신건강 악화뿐만 아니라 각종 근골격계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치료비를 대부분 본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자서비스·삼성전자판매 노동자를 대상 지난해 7~9월 ‘지난 1년간 업무상 원인 질병 경험’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근골격계질환 유증상자 비율은 2020년 임금근로자 평균(6차 근로환경조사)인 38%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중량물 취급을 주로 하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와 종일 서서 일할 때가 많은 삼성전자판매 노동자가 각각 93.1%, 92.5%로 2.5배에 달했다. 삼성전자(81.4%)와 삼성SDI(75%)도 2배 이상 혹은 2배에 가까웠다.<그래프 참조>

그런데 치료비는 대부분이 본인 몫이었다. 근골격계질환 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했다는 응답자는 삼성SDI가 83.3%로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서비스 66.8%, 삼성전자 65.7%, 삼성전자판매 64% 순이었다. 근골격계질환을 산재로 처리한 경우는 삼성SDI의 경우 ‘0%’였다. 삼성전자서비스 1.2%, 삼성전자 2.5%, 삼성전자판매 4%로 모두 5%에 미치지 못했다.

산재 처리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불이익을 우려해서’ 혹은 ‘증상이 미약해서’라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삼성SDI와 삼성전자판매 노동자는 ‘불이익 우려’를 택한 응답자가 각각 47.4%, 33.3%로 다른 선택지에 비해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는 ‘증상 미약’을 각각 39.1%, 43.4%가 선택했고, ‘불이익 우려’는 26%, 5.5%가 지목했다.

연구진은 삼성전자서비스의 경우 상시적 2인1조 작업을 의무화하고, 삼성전자판매는 근무 중 자세와 휴식이 매점별 편차가 크다는 점에서 노동자 건강을 고려한 근무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노동시간과 노동강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삼성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밝힌 ‘인간공학 라인 인증제’에서 소외되는 노동자가 없도록 위험군에 대한 인간공학적 개선대책도 즉각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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