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소속 국민은행 비정규직 상담사들이 11일 오전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240여명에 대한 해고 통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KB국민은행이 고객센터 상담사를 관리하는 협력업체와 계약을 종료하기로 해 상담사 24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된 업체는 노조가 있는 곳으로 부당노동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지부장 김호경)는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은행이 간접고용 콜센터 상담사 240명을 거리로 내모는 파렴치한 선택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대전에서 고객센터 업무를 맡아 온 그린씨에스와 제니엘 2개 업체에 전화상담업무 용역계약 연장 불가 의사를 밝혔다. 상담사 대신 인공지능 응답 체계를 도입할 예정이고, 콜수가 코로나19 대비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이달 말 이후 2개 업체에 소속된 상담사는 240여명은 내년부터 국민은행 상담사로 일할 수 없게 된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모두 노조가 조직된 업체라는 점이다. 국민은행은 대전과 서울에 각각 3개씩 고객센터를 두고 있다. 모두 다른 업체가 관리한다. 내년 재계약에 성공한 업체는 4개로 설명회에서 1등을 차지한 업체는 노조가 없는 업체였다.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4천억원에 달했고 이를 국민은행의 얼굴과도 같은 역할을 한 상담사와 나눠야 함에도 그러지 않았다”며 “재계약 성공 업체 중 1등 업체가 노조가 없는 업체라는 것은 부당노동행위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상담사들은 절망했다. 그린씨에스 소속 7년 차 노동자인 이진(44) 지부 그린씨에스부지회장은 “주머니 사정이 힘들어질수록 국민들은 대출을 더 알아보면서 은행은 이익이 더욱 올랐다”며 “대출문의로 목이 터져라 상담을 했는데 우리에게 돌아오는 건 사업장 폐쇄에 따른 해고 예고 통지서”라고 비판했다.

제니엘에서 10년 넘게 국민은행 상담사로 일한 신은주(55)씨는 “열심히 일할수록 업체와 은행만 배불리는 현실이 억울해서 노조를 만들었다”며 “코로나19 시기 수없이 콜이 밀릴 때마다 은행 대신 외쳤던 죄송하다는 말에 대한 보답이 해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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