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당대표가 30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 개편 논의에 들어갔다. 이재명 대표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시사하면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해 온 당 의원들과의 갈등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30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선거제 개편을 논의하는 의원총회를 열었다. 지난 28일 이재명 대표가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라고 발언하고, 이후 당내에서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필요성이 제기된 뒤 열린 첫 의총이다.

의총에서는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라는 현실론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원칙론이 부딪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1당을 뺏기게 되면 폭주를 막을 수 없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손발을 묶고 선거를 치르자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다른 의원은 “우리는 정당 틀 내에서 정당정치를 하는 것이지, 정치만 있고 정당이 없으면 안 된다”고 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해 온 김종민 의원은 “우리가 의총에서 의결하고 전당대회에서 의결한 사안을 안 지키면 국민에게 심판받는다. 우리가 이 정도로 약속을 했는데 지키지 않으면 국민들이 믿을 수 있겠느냐”며 “선거는 제도의 유불리로 결정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의총 외 다른 기구로 논의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용진 의원은 “의원뿐만 출마를 준비하는 원외위원장, 지역별로도 의견이 다 다르다”며 “대구·경북지역 의원님, 원외위원장님들이 오셔서 권역별 비례제와 석패율제 동시 등록 요구를 하셨다. 이런 고민까지 잘 모아서 가야 하고, 원외위원장들이 있는 중앙위원회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보정당들은 한목소리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택을 요구했다. 정의당·진보당·녹색당·노동당과 정치개혁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병립형으로의 퇴행은 적절치 않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의원들이 유불리를 셈하고 있다”며 “어떠한 절차·내용적 정당성도 없는 현행 선거제도의 병립형 퇴행 시도는 양 당이 서로 1당을 하고 싶어서 아귀다툼을 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개혁연합신당을 추진하는 기본소득당과 열린민주당, 사회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도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추진 합의문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1인 1표 1가치에 역행하는 병립형 비례대표제에 단호히 반대하며, 복합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개혁적 리더십을 통해 범민주진보세력의 연합을 창출하는 것만이 총선과 대선 승리의 유일하고 유력한 길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4년 1월까지 개혁연합신당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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