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현 정의당 사무총장(오른쪽)이 1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연 정의당 신당 추진 사업단 출범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정의당이 신당추진 행보를 본격화했다. 2024년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9개월여 앞두고 당내 균열을 봉합할 수 있을지, 어느 세력까지 손을 잡을 수 있을지에 시선이 쏠린다.

정의당 신당추진 사업단은 1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신당창당 사업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종현 당 사무총장이 단장을 맡았다.

신당추진 사업단은 지난달 24일 정의당 전국위원회에서 결정된 재창당을 집행한다. 기후·녹색, 노동, 양당정치를 넘어서는 다당제 연합정치라는 3가지 가치를 중심으로 신당을 추진한다.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고 다른 세력과 통합과 연대를 통해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계획이다. 8월 비전 포럼과 연속 세미나를 추진해 비전과 정책을 토론한다.

시선이 쏠리는 지점은 통합과 연대 세력 범위다. 2024년 4월10일에 치러질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이날 현재 263일 남은 가운데 ‘제3지대’를 이야기하는 쪽에 손을 뻗을지가 주목된다. 현재 여의도 내에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의 ‘한국의희망’,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당’에서 제3지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면 아래에서는 천호선 전 정의당 초대 대표가 합류하며 주목받는 정의당 탈당자들의 ‘새로운진보’, 류호정·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조성주 정치발전소 이사장이 참여하는 ‘세 번째 권력’이 움직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진보정당들이 참여하는 ‘노동 중심 진보대연합 정당’ 창당안을 논의 중이다.

현재까지 제3세력 중 정의당이 손 잡을 쪽은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박종현 사무총장은 “단지 양당이 아니면 다 된다는 식의 이합집산은 정의당이 추진하는 신당의 길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정미 당 대표는 한국의희망·새로운당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새로운진보는 정의당의 재창당에 동의하지 못해 탈당한 세력이다. ‘당 해체 후 신당 창당’을 주장하는 세 번째 권력은 전국위원회에서 정해진 규정상 당 해체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정의당 지도부와 부딪힌다. 민주노총의 ‘노동 중심 진보대연합 정당’ 창당안은 공직선거 후보자가 선거를 앞두고 정의당을 탈당하고 진보대연합정당에 가입해야 하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세 번째 권력과는 당분간 동행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재창당 과정에서 원팀으로 활동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세 번째 권력도 당내 토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서로의 입장이 수평선을 유지한다면 재창당 방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세 번째 권력 인사들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당추진 사업단의 활동은 이정미 대표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단식 중단 직후 시작됐다. 정의당이 재창당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단식을 중단했다. 21일 만이다. 정의당은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뜻을 밝힌 의원들과 초당적 모임을 구축하고, 국제적인 연대를 구축해 일본 정부를 압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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