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휴게시설 규모가 지나치게 작거나, 화장실 같은 부적절한 공간을 휴게시설로 사용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사회적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특히 휴게시설을 창고로 사용하거나 폐쇄하는 등의 사례도 있어 대중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고용노동부가 얼마 전 이런 노동자들을 위해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운영 가이드’를 마련했다고 한다.가이드에는 휴게시설 설치의 필요성, 실태, 관련 규정, 설치 및 운영 가이드, 우수사례 등이 포함돼 있다. 설치 및 운영 가이드의 주요 내용은 공간(위치·규모), 내부환경(온도·습도 등)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에어컨이 없으면 잠시도 버틸 수 없는 상황이다. 숨만 쉬고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솟는다. 겨우 7월을 버텨 냈으나, 아직 8월은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았다. 남은 여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다. 뉴스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폭염시 건강관리 요령’ ‘농작물 피해’ ‘축산 농가의 위기 상황’ 등. 폭염은 인간을 포함해 이 시간을 버텨 내는 모두에게 재앙·재난이 되고 있다.질병관리본부가 올해 들어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시작한 5월20일부터 7월30일까지 집계에 따르면
가슴 먹먹하게 기쁜 날이다.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2차 조정 제안을 수락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는 반도체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삼성전자 양 당사자의 주장을 듣고 조정안을 제시하면 이를 수락 혹은 거부할지 결정하는 '조정' 방식이었으나, 이번에는 조정위원회가 양측 의견을 바탕으로 결론에 해당하는 중재 결정을 내리겠다는 게 핵심이었고 이를 삼성전자가 무조건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중재대상은 새로운 질병 보상규정과 보상절차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개정하겠다는 고용노동부 입법예고가 있었지만, 그 이후 소식이 감감하다. 사업주·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노동자와 시민 알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화학물질 관리의 변화를 만들고, 건설·서비스업 안전보건관리를 강화하는 전부개정안에 기대가 있는 만큼 노동자 안전과 건강을 지키겠다는 원칙만 생각하고 신속한 절차를 밟아 나가길 바란다. 다만 입법예고 당시 전면개정이라고 말하기에 부족했던 여러 사안에 대한 검토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그중 첫 번째는 산업안전보건법 적용범위와 관련한 문제다. 산업안전보건법 3조는 “이 법은
7월1일 대구지역 우체국 소속 집배노동자가 택배 픽업업무를 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6일 만에 사망했다. 지난달에는 대진침대 매트리스 집중수거 작업을 마친 집배노동자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은 집배노동자들에게 ‘특별기’라고 불리는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직후에 발생했다.집배노동자들의 사망은 더 이상 특별한 뉴스가 아니다. 올해 숨진 집배노동자가 벌써 14명이다. 그중 심근경색·뇌출혈·심장마비 등 과로로 의심되는 사례는 6건이다. 지난해에도 39명이 사망했는데 10명이 뇌심혈관계질환, 9명이 과로자살로
지난 3일 대한문 앞에 또다시 분향소가 차려졌다. 2009년 대량해고 사태와 국가폭력의 잔인함으로 동료와 가족을 황망히 잃은 쌍용차 노동자들이 30번째 희생자인 고 김주중님을 떠나보내며 다시 대한문을 찾았다. 이들은 분향소를 설치하며 △쌍용차 해고자 전원복직 △손배·가압류 철회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고 김주중 조합원 명예회복을 요구했다.쌍용차 노동자들이 6년 전인 2012년 4월5일 22번째 희생자를 맞으며 거듭되는 죽음의 연쇄를 끊기 위해 대한문에 분향소를 설치했을 당시의 요구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희생자의 숫자
또 한 생명이 스러졌다. 도금사업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시안화수소라는 유독물질에 중독돼 사망했다. 스물세 살, 일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채 안됐다. 노동자들은 계속 다치고 죽어 간다. 힘든 일은 당최 안 하려고 하는 것이 요즘 젊은이라는데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끼여 숨지고, 불법파견돼 메탄올로 눈이 멀고, 소화기 약제로 간이 녹아내려 숨지고, 도금조에서 발생한 유독물질인 시안화수소에 숨이 멎은 이는 모두 앞길이 구만리였던 청년노동자들이다.노동자들의 직업건강을 위해 복무하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당혹감과 좌절감에 펜을 들었지만 청춘의 죽음
상상도 하지 못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침대에서 암을 일으키는 방사능이 발생한다는 것.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떠오르게 만든 이 사건은 현재도 그 위험을 충분히 파악했다고 보기 힘들다. 이 사건이 발표되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소위 라돈침대에서 노출되는 방사능 수준이 연간 1.37~13.74밀리시버트(mSv) 정도라고 발표했다. 이는 1년 동안 노출되는 자연 방사선이 1mSv 수준임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노출 수준이다. 많은 국민들이 원하지 않은 곳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무방비 상태로 장기간 방사능에 노출됐다
지난달 초 대진침대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다량의 라돈이 검출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이후 라돈 침대 논란이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 ‘안방의 세월호’라고 부르며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최근 라돈 침대 사용자가 10만명 정도라고 했을 때 폐암으로 인한 추가 사망자가 비흡연자 100명, 흡연자 2천명에 이를 거라는 보도도 있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이것이 과다한 추정이라고 반박했지만, 이는 거꾸로 실제 라돈 침대 사용으로 인해 폐암에 걸려 사망한 사람들이 어느 정도
사상 초유의 헌정유린 사태에 대한 분노가 뜨겁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근혜 정부의 재판거래가 드러나며, 법원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고 했으나 말잔치에 불과했던 것이다. 애초 편파판정을 마음먹은 심판이 있는 경기에서 공정한 게임은 불가능하다. 이를 모르고 경기에 나선 선수들만 놀아난다. 권력 편에서 작동하는 사법체계에서 권력 바깥에 위치한 이들, 많은 노동자들이 억울한 희생양이 됐다.철저히 정치적 판결을 한 사건이 아니더라도, 약자의 목소리가 무시되는 재판 결과를 종종 마주한다. 최근 이런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려 ‘사탕·청양고추·생강’을 씹으며 운전하는 시내버스 운전노동자들을 만난다. 그들은 첫차를 몰러 새벽 4시가 되기 전에 집을 나선다. 나섰던 현관문으로 다시 들어오는 시간은 밤 12시는 돼야 했다. 가뜩이나 심각한 교통체증, 촉박한 배차시간, 사고 위험으로 온몸의 신경과 근육이 긴장한 채로 하루 14시간을 운전했다. 언론에서 떠들어 대는 시민 안전을 책임지기는커녕 자신의 몸도 챙기기 힘들다. 언제인가부터 어깨가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목을 가누기 힘들어졌다.근골격계질환에 대한 업무관련성 평가를 위해 만난 버스노
산업재해 승인에서 가장 큰 관문은 무엇일까. 업무와의 관련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37조)상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 이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적으로 상병 진단이라고 할 수 있다. 장해 또는 사망 이전에 노동자가 산재보상 신청을 할 때 부상과 질병은 상병으로 진단된 경우(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한해 산재가 적용된다. 이런 진단에서 ‘형식’ 문제와 ‘실질’ 문제가 발생한다.산재노동자는 근로복지공단 서식에 맞춰 산재보상을 신청해야 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일반 진단서나 소견서를 발급받
정부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통해 화학물질을 제조하는 기업이 그 성분이나 함량 등을 영업비밀로 하고자 할 때 이를 심사하겠다는 영업비밀 사전심사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화학제품 제조사들이 원료 성분을 확인하고 안전한지 검토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고, 이를 사용하는 노동자·소비자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겠다는 취지다.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유해한 화학물질을 취급하거나 노출되는 노동자·시민들이 어떤 화학물질에 노출되는지 확인할 수 있고, 이 물질이 갖는 독성과 위험성을 확인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은 당연한 요구다.현재
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겠지만 정작 국민 관심은 싸늘하다. ‘이슈·인물 없는 지방선거’라고 불릴 정도다. 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 등 남북관계 개선을 둘러싼 대형 이슈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높은 지지율로 인해 여당 압승이 예상되는 상황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직업환경의학전문의인 필자 역시 노동안전보건 관련 정책 수립과 집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선과 총선보다 지방선거에 관심이 덜한 것이 사실이다.이런 와중에 지난 10일 서울시가 ‘감정노동종사자 보호 가이드라인
누군가는 사탕을 가지고 출근한다. 누군가는 청양고추를 먹어 봤다. 사탕도 청양고추도 마뜩잖은 누군가는 생강을 택했다. 그 덕분에 불규칙한 식사로 앓고 있던 위장병이 심해졌다고 했다. 그들 얘기에 나도 속이 아려 오는 듯했다.사탕·청양고추·생강은 졸음과 싸우는 경기도 버스운전 노동자들의 자구책이다. 흔히 졸음을 쫓기 위해 마시는 커피도 그들에겐 기피 대상이다. 이뇨작용이 잦은 소변을 불러와 화장실을 가는 횟수를 늘리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물도 마시지 않는 버스운전 노동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다변화된 도로교통체계와 수시로
남북 정상이 손을 잡고 경계를 넘나든 날, 국민은 환호했다. 모처럼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가슴 설렌 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핵과 전쟁, 그리고 그를 둘러싼 수많은 위험과 위협 속에 살아오던 남북한 동포들의 안전 수준이 성큼 높아질 것이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가져올 수 없는 일이었다. 국정 철학 혹은 그에 기반을 둔 정치행위를 통해 가능한 일이었다. 오래전에 넘었어야 할 선이었다.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이들도 있다. 삼성과 그를 옹호하는 일부 언론과 청부 과학자들이다. 삼성반도체에서 일했던 노동자가 산업재해 승인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어떤 물질을 이용해 어떤 완제품을 만드는지, 그 과정에서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은 무엇인지, 얼마나 많은 화학물질이 사용되는지, 얼마나 많은 화학물질에 노출되는지 작업환경을 평가하는 것이 작업환경측정이다.산업안전보건법은 특정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작업장 환경을 6개월에서 2년 주기로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삼성은 산업재해를 신청한 노동자가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온전히 공개하라고 요구하자, 반도체 공정은 국가핵심기술이고 기술유출 위험이 있어 사용량·사용물질·공정도가 포함된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를 제출할 수 없다고
올해 1월과 2월 업무상질병 승인율이 62.4%로, 지난해 승인율(52.9%) 대비 9.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뇌심혈관계질환 승인율은 지난해 32.6%에서, 올해 2월 43.4%로 10.8%포인트 증가했다. 고용노동부가 만성과로 기준을 바꿨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발병 전 12주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을 초과한 경우만을 만성과로로 봤다면, 업무시간이 60시간을 초과하지 않더라도 교대제 업무 등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있다면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한 업무환경 비교시 ‘유사 업무 수행 동종근
많은 일터에서 작업환경측정을 한다. 소음·분진·유해화학물질 등 건강상 문제를 야기하는 유해인자에 노동자가 얼마나 노출되고 있는지를 측정·평가해 개선하기 위해서다. 작업환경측정은 쾌적한 작업환경을 마련해 노동자가 일터에서 생산적인 삶을 살아가며 건강을 유지·증진하도록 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다.작업환경측정 결과 현장에서 건강상 문제를 일으키는 유해인자가 기준치를 초과해 노출된 것이 확인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우선 유해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대체·격리·밀폐, 차단·환기 등 공학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이것이 어렵다면 작업시간이
2008년 4월 공중파 뉴스에서 기자는 상기된 목소리로 전했다. “76만볼트! 4미터 거리에서도 감전될 수 있는 고압이지만 익숙한 솜씨로 부품을 교체합니다. (중략) 고압전류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기술, 이른바 활선공법입니다. (중략) 작업원의 몸을 송전선과 같은 고압볼트로 만드는 기술이 핵심인데 전선 위의 참새가 감전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2001년부터 적용해 오던 활선공법을 90미터 높이 초고압 송전선에서 동양 최초로 실용화했음을 알리는 보도는 한국전력이 2천800억여원의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