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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신청과 상병 오류 책임은 근로복지공단·병원이 져야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 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산업재해 승인에서 가장 큰 관문은 무엇일까. 업무와의 관련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37조)상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 이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적으로 상병 진단이라고 할 수 있다. 장해 또는 사망 이전에 노동자가 산재보상 신청을 할 때 부상과 질병은 상병으로 진단된 경우(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한해 산재가 적용된다. 이런 진단에서 ‘형식’ 문제와 ‘실질’ 문제가 발생한다.

산재노동자는 근로복지공단 서식에 맞춰 산재보상을 신청해야 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일반 진단서나 소견서를 발급받는 경우가 많다. 산재보험법 41조(요양급여의 신청) 1항은 “요양급여를 받으려는 자는 소속 사업장, 재해발생 경위, 그 재해에 대한 의학적 소견,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적은 서류를 첨부해 공단에 요양급여 신청을 해야 한다. 이 경우 요양급여 신청 절차와 방법은 노동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무상 공단은 요양업무처리규정 7조1항에 의거해 요양급여신청서에 초진소견서(별지 3호)를 첨부해 신청하도록 한다. 산재보상 신청도 어려운 노동자들이 이런 서류를 알 리 없다. 산재보험법 시행규칙은 산재보험법 41조1항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요양업무처리규정상 초진소견서 양식은 법령상 근거가 없는 자의적인 서류다. 불필요한 서류나 의사의 오해와 편견으로 인해 ‘초진소견서’ 작성이 거부되는 경우가 많다. 진단서로도 충분히 산재보상 신청이 가능한데도 행정 편의적인 서류로 인해 노동자들의 고통이 더해지고 있다. 반면 공무원은 일반 진단서 첨부만으로도 공무상요양(산재) 처리가 가능하다.

상병을 진단받더라도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노동자 A는 업무 중 발생한 외상사고로 인해 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고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그런데 공단은 "뚜렷한 탈출은 없으며 추간판팽윤 정도"라며 불승인했다. 노동자 B는 사업장 내 철물에 손목이 부딪쳐 ‘우측삼각섬유연골파열’을 진단받았지만 퇴행성이라는 이유로 불승인됐다. 노동자 C는 추락사고로 인해 우측 대퇴골 부위 수술을 한 이후 요양비를 청구했으나 공단은 불필요한 수술이라며 부지급했다.

요양급여 청구서와 초진소견서로 산재보상을 신청한 경우 외상성 사고라고 하더라도 공단은 통상적으로 지사 자문의사에게 상병 진단을 확인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상병 진단 오류(상병 미확인, 상병 불일치, 과잉진단 등)가 있으면 산재를 불승인한다. 업무상질병 사안의 경우 공단 지사 자문의사의 진단을 거쳐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참여한 의사의 확인을 받게 된다. 질병판정위 참여 의사가 상병을 달리 보면 실질적으로 업무관련성은 평가받지 못한다.

이후 산재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하면, 공단 본부 자문의사가 상병 진단을 확인한다. 그리고 산재심사위 참여 의사가 다시 한 번 상병을 확인해 ‘상병 진단이 틀리다’고 하면 불승인된다. 산재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한 경우 영상의학과나 해당 임상의사 중 1인이라도 진단에 이의를 제기하면 산재가 불승인된다. 예를 들어 주치의사 3인, 공단 자문의사 1인, 심사위원회 1인, 산재재심사위원회 1인이 회전근개부분파열이라고 진단하더라도 다른 재심사위원 1인이 부분파열 정도가 아니라고 본다면 산재가 불승인된다.

이러한 상병 불일치 사건은 근골격계질환보다 외상이 동반된 사고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이비인후과질환·신경과질환 등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사안이다. 통상 산재심사위와 산재재심사위 사건 중 3~5건 내외는 상병 불일치 문제가 쟁점이 된다. 공단과 산재재심사위는 상병 불일치로 인한 불승인 사건이 몇 건인지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거니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산재 불승인으로 공단이 손해 볼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사고가 명백하거나 업무관련성이 높거나 업무부담 종사시간이 길더라도 상병이 불일치하면 곧 불승인으로 이어지고, 노동자 잘못으로 귀결된다. 노동자가 처음부터 제대로 된 진단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상병 진단은 의료인이 의학지식과 의료기술을 통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고도의 의료행위다. 여기에 노동자 고의가 개입될 수 없다. 진단 오류 책임은 기본적으로 의료인과 병원이 져야지, 노동자에게 그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진단이 불일치되더라도 명백한 오류나 고의적 행위가 아닌 이상 1차 진단된 상병으로도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산재보험법 시행령 32조1호 요양급여와 관련한 사고 개념을 넓게 해석하는 공단 지침을 제정하면 현실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진단 오류를 남발하는 의료기관에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진단 오류나 불일치 사안은 단순히 산재노동자의 치료기회를 잃어버리게 했다는 도의적 책임을 넘어 의료사고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

권동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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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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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옥근 2018-08-24 18:58:47

    1년가까이 목디스크와 허리디스크로 치료받았는데 치료 성과가 없어 대학병원를 찾았는데 수술해야 된다고 수술아니면 불구된다는 말에 2번에 불승인후 서울대학병원에서 수술받았습니다.양쪽을 다넓혀야 된다고 목뒤 중앙을 찢어 등뼈2개 절개하고 확장수술수술후 4일수 퇴원하라고 하여 지방에내려와 한달가량 입원후 통원치료받았다가 일년반뒤 목.허리 최종 승인받았습니다.계속 수없는 사정에 출근하고 목치료만 다니고 수술후라 허리는 같이하지 못하였고.두가지 치료는 병원에서는 하지않는데 치료종결이라하네요!힘들게 출근했는게 잘못이라네요~!!재요양신청~국민을   삭제

    • 석수가 2018-05-30 15:53:24

      병원에 대해 한마디 덧붙이자면, 산업 현장에서는 4m 낙상사고로 뇌진탕과 다발성 외상을 당했지만 회사에서 구급차를 부르지 않고, 동네 병원으로 자체이송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병원에서 ct, mri로 확인이 안되고 재해자의 엉덩이, 허리, 어깨, 목, 무릅, 발목에 2년 이상 지속되는 통증있지만, 뚜렷히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진단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상병의 진단을 못하는 병원의 무능과 산재 신청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 오류의 책임을 전적으로 재해자가 감수해야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삭제

      • 석수가 2018-05-30 15:28:07

        불합리한 이유로 산재 불승인이 되면 근로복지공단에 강력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이런 제도가 없으니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피해자에게 불승인과 같은 강제 처분을 쉽게 내립니다. 산재 보상 신청서가 공단 직원들에게는 쓰레기 같은 종이 쪽지 한장 이겠지만, 산업 재해를 입은 재해자에게는 직장과 생사가 걸린 최후의 수단이란 점을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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