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창원공장 비정규직 해고자들의 고공농성에 연대하기 위한 투쟁 일정이 잇달아 잡힌 가운데, 노동계 내부의 입장 차이로 지난 6일 성사되지 못한 사측과 교섭을 재개하기 위한 내부 의견조율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일 운영위에서 고공농성 해결을 위한 총파업을 20일 열기로 결정한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2일 오후4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총파업 계획을 공식 확정한다. 민주노총 순환파업과 지회별 임단협 교섭 등 일정이 빠듯하긴 하지만 각 지회가 연대투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총파업 결의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단, 교섭 진행상황에 따라 총파업 날짜가 조정될 가능성은 있다.


이창희 경남지부 사무국장은 “운영위에서 연대투쟁에 충분히 공감했기 때문에 임시대대는 총파업으로 가기 위한 절차일 뿐”이라며 “17~1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그대로 진행하고, 만약 교섭이 진척된다면 총파업 날짜는 조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재우 경남지부장은 “우리는 지난해 S&T자본의 대량해고에 맞서 지부 총파업을 했고 올해 또다시 GM자본에 맞선 비정규직 동지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며 “우리의 한차례 파업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금속연맹 경남본부와 지역 전체가 비정규직 동지들과 연대하기 위한 총파업을 만들어가자”고 독려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총파업에 앞서 14일에는 금속연맹 경남본부의 순환파업이 GM대우 창원공장에 집중된다. 14일 금속연맹 경남본부는 2,000여명의 파업대오를 가음정공원에 집결시켜 결의대회를 가진 후 GM대우 창원공장까지 행진해 사측을 압박할 계획이다. 15일에는 전비연 사내하청노조대표자회의의 집중투쟁이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열린다.

교섭을 재개하기 위한 노동계 내부 논의도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1일 운영위에서 △교섭은 대우차노조를 통해 진행하고 △비정규직지회 대표가 참가하는 회의에서 이를 공유하며 △대우차노조가 문서로 합의한다는 교섭틀을 마련했다. 이는 대우차노조에 교섭권을 위임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비정규직지회에 운영위 권고안으로 제안됐다.

이창희 사무국장은 “그동안 대책위에서 논의되었던 것을 운영위에서 공식적으로 정리한 것”이라며 “불법파견 등 비정규직의 근본문제는 장기적인 과제이므로 일단 뒤로 미루고, 현안인 고공농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교섭을 통해 찾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그동안 직접 교섭 참가를 주장했던 비정규직지회는 교섭권 위임을 두고 11일 오후 현재 장시간에 걸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안병욱 지회장 직무대리는 “어떤 방식으로 교섭하느냐에 따라 교섭의 내용과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조합원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짧은 설명만 남겼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 간부는 “4월 중에 고공농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지회가 먼저 교섭권을 위임해야 한다”며 “총파업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막론하고 현장을 완전히 장악한 회사를 교섭으로 끌어내기 위한 전술”이라고 밝혔다. 교섭을 통한 조기 해결 쪽으로 급속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한편, 정규직노조인 대우차노조 창원지부는 6일과 7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지회 침탈 시 전면파업에 돌입한다’는 임시대의원대회 결정을 번복하는 김기환 지부장의 결정을 63.33%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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