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CC노조의 정규직 조합원들은 리본을 달았다는 이유만으로 5개월째 월급을 받지 못했다. 주방 요리사, 보일러 기사, 레스토랑 웨이트리스, 잔디 관리직원, 일반사무직 직원 등 골프장 요소요소에서 묵묵히 제 할일을 해온 이들이지만, 5개월째 3평 남짓의 노조 사무실에서 ‘대기발령’ 중이다.

사고를 당한 아들을 대신해 7식구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는 심선옥(56)씨는 2002년 10월부터 골프장 주방 보조업무를 해 왔다. 설거지 하고 반찬 만드는 일을 해서 번 돈은 85만원 남짓. 다섯달 전부터 월급이 끊긴 터라, 최근엔 동네 장의사에 가서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한다. “집에 있던 금반지까지 다 팔아치웠어요. 그래도 안 되니까 빚 끌어다 쓰고, 그러다가 신용불량자 되고….”

세 아이의 아버지인 전용천(43)씨는 94년 골프장에 입사했다가 IMF 때 해고당한 경험이 있고, 98년 4월 재입사 했다. 골프장 경기보조원들이 타고 다니는 전동카트를 수리하는 그는 지난 2002년 7월 노조가 창립했을 당시부터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다들 마찬가지지만, 돈 때문에 힘들죠. 애들 엄마가 부업을 해 돈을 보태지만, 생활비로는 턱도 없어요. 여기저기서 돈 빌려다 쓰고, 애들은 학원 다 끊고….”

“2003년 2월 현 사장이 취입하기 전 3년 동안 사장이 7번 바뀌었습니다. 노동자들은 당연히 고용불안을 느껴야 했고요. 그래서 노조를 만들고 단협까지 체결했는데, 2004년 11월부터 회사측이 단협 사항을 하나둘씩 위반하더라고요.” 정씨의 설명이다.

현재 전체 34명의 조합원 중 임산부를 포함한 6명의 조합원은 사측의 회유와 협박에 못 이겨 노조를 탈퇴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사측은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날이 지날수록 조합원들의 생계는 점점 막막해지고 있다. 심지어 사측은 조합원들의 집으로 편지를 보내 가족 불화까지 야기하고 있다.

“제일 화가 나는 건 사장이 노조를 없애려고 작정을 했다는 거에요.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무슨 권한으로 막겠다는 건지….”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조합원은 “아무리 힘들어도 끝을 보고야 말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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