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가 18일부터 본격적인 비정규법안 조항을 놓고 교섭을 시작한다. 하지만 교섭의 출발점이나 세차례 교섭 일정에 대한 의미를 각기 달리하고 있어 내용있는 교섭이 될지는 미지수다.

배강욱 민주노총 집행위원장,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총장, 김영배 경총 부회장은 15일 서울 마포구 모 식당에서 만나 18일, 21일, 23일 정오에 세 번의 교섭을 열어 조항별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또 이후 교섭에서는 각 단체의 실무보좌진들도 한명씩 배석하기로 했다. 김상열 대한상의 부회장은 주요 일정을 이유로 이날 모임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지난 10일 대표자회의가 열린 뒤 뒤늦게 교섭 일정을 확정했지만, 노사가 교섭의 출발점 등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일단 노동계는 이날 만남에서 ‘4~6월 교섭 결과를 토대로 논의 시작’ 등 지난 10일 노사대표자회의에서 합의된 교섭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경총은 4~6월 교섭과 이번 만남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경총 관계자는 “4~6월 교섭결과를 토대로 한다는 지난 10일 노사대표자회의 합의사항은 4월 교섭 결과를 확인하겠다는 뜻에 불과하다”며 “일괄합의를 하기로 한 만큼 4월 교섭 결과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동계는 4~6월 교섭결과부터 접근하겠지만 기업입장에서는 정부안도 부담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18일부터 법안 조항을 놓고 논의를 본격화한다 하더라도 진전된 내용이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루 건너 연달아 세 번 잡힌 교섭 일정에 대해서도 해석을 달리하고 있다.

노동계는 일단 24일 환노위 차원의 중간점검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배강욱 민주노총 집행위원장은 “24일 국회 환노위에서 교섭 중간점검을 하기로 함에 따라 그전에 일차적으로 집중적인 교섭 일정을 잡았다”고 말했다.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총장도 “일단 협상을 시작된 만큼 노사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노사관계 로드맵 등 앞으로 노사간의 풀어야 할 문제들도 많은 만큼 이번 협상이 좋은 선례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총 관계자는 “환노위 중간점검에 대해 우리는 공식적으로 확인한 바 없고, 노동계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이라며 “세차례 교섭 일정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24일 환노위 차원의 중간점검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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