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버투데이>가 단독보도한 문갑식 조선일보 기자의 막말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레이버투데이>는 12월 16일, 조선일보 문갑식 기자가 조선닷컴 블로그에 올린 ‘신문시장이 망해가는 이유’(12월 14일 등록)를 인용, 문 기자의 글이 신문시장 위기를 설명하기에 함량미달이며 공영방송 여성 아나운서를 인신공격한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문 기자는 이 글을 통해 “인생의 쓴 맛 한번 본 적 없이 멍청한 눈빛에 얼굴에 화장이나 진하게 한 유흥업소 접대부같은 여성 아나운서가 등장하는 국영방송의 한 심야 프로그램”이라고 표현, ‘KBS 생방송 시사투나잇’과 진행자 김윤지 아나운서를 공개 비난했다.

문 기자의 글이 <레이버투데이>를 통해 알려지면서 파문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한겨레>는 16일 저녁 이같은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고, <프레시안>도 17일 오전 이 기사를 톱뉴스로 배치했다. 

해당 글이 크게 문제시되자 문 기자는 17일 오전 블로그에 올린 자신의 글 중 문제가 된 ‘접대부’ 관련 부분을 삭제·수정했다. 결국 자신의 글에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시인한 셈이다.

하지만 문 기자의 태도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문 기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적인 영역의 글을 통째로 인용 보도한 <레이버투데이>와 <한겨레>에는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갑식 기자는 또 17일 <한겨레>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사적인 영역인 블로그에 올린 글을 동의없이 보도하는 것은 잘못 아니냐”며 “KBS라고 한 적도, 특정 프로그램을 언급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문 기자는 자신의 글을 삭제·수정한 것에 대해선  “보도를 보고 항의하는 전화가 KBS쪽에서 와서 ‘그런 뜻이 없다고 정중하게 밝혔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서 해당 부분을 지웠다”고 설명했다. 문 기자는 또 “개인적인 일기와 같은 글을 공적인 영역으로 끌어올려 보도한 데 대해, 변호사와 상의해 법적인 대응을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선닷컴>측은 문갑식 기자의 저작권이 자신쪽에 있다며 <인터넷한겨레>와 <프레시안> 등에 문 기자의 블로그 내용 삭제를 요청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방송 표영준 아나운서실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 “아나운서들이 모두 흥분해 있고, 문 기자에게 여성 아나운서를 비하한 데 대해 사과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릴 것을 공식 요구했다”며 “사과문을 올리지 않을 경우,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았지만 어떤 프로그램과 아나운서을 가리키는지 알 수 있는 만큼 명예훼손 등 다음 단계의 대응을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네티즌들 역시 “자신의 양심의 소리였다면 왜 글을 삭제했느냐”며 문갑식 기자의 책임을 강력히 추궁하고 있다.

조선일보 간부급 기자의 실언으로 촉발된 파장이 이처럼 일파만파 번진 까닭이 조선일보와 조선일보 기자들의 ‘행적’에 있음을 그들은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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