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문갑식 기자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KBS 여성 아나운서를 접대부로 비유한 사실<사진>을 <레이버투데이>가 보도하면서 파문이 확산된 것과 관련, KBS 아나운서 비상대책위원회가 27일 문 기자를 서울 중앙지검에 고소키로 결정했다. 반면 문 기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2차 사과문을 실어 “깊이 반성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KBS 본사 여성 아나운서 35명 전원이 참여해 문 기자를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키로 한 비대위는 24일 발표문을 통해 “(문 기자의 글로) KBS 아나운서 특히 여성 아나운서들은 심한 자괴감과 수치심, 분노를 느꼈다”며, “한번 실추된 아나운서들의 명예가 민형사적 소송으로 회복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여성 아나운서를 비롯한 여성 노동자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 받지 않고, 멸시 당하지 않는 세상을 앞당기는데 (이번 소송이) 기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비대위가 소송까지 결심하게 된 데는 지난 17일 블로그에 게재한 문 기자의 사과문이 사과보다 변명으로 일관한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27일 서울지검 고소에 이어 다음 달 초 민사소송까지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문 기자는 24일 12시경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재차 사과문을 발표했다. 'KBS 아나운서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문 기자는 관련 글을 기사화한 매체들에 대한 비난과 함께 자기 합리화에 주력했던 1차 사과문과는 달리 한결 정중한 표현을 썼다.
 
문 기자는 “글의 목적과 달리 정제되지 않은 거친 표현이 부각되고, 그로 인한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본의 아니게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고 말하고, “일찍 이런 글을 올렸어야 했지만 착잡하고 당황스런 심경을 다스리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라며 편치않은 마음을 나타냈다.
 
문 기자는 이어 “제 글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KBS 아나운서 분들께도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정중히 사과드립니다”는 말로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최근 신문업계가 처한 어려운 처지에 대해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벼운 마음으로 정리하려했지만, 결과적으로 특정인, 특정 방송국을 공격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낳게 됐습니다”란 말도 덧붙였다.
 
문 기자는 또한 “그러한 의도가 전혀 없었음에도 사태가 이렇게까지 확산된 것은 전적으로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이런 저런 저간의 사정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또 다른 변명만 될 것입니다”라며, 파문확산 원인을 자신의 글을 최초 보도한 <레이버투데이> 등 일부 매체 탓으로 돌렸던 지난번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문 기자는 마지막으로 “제 글의 극히 일부분이었지만 KBS 아나운서 분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손상케하고 불편함과 분노, 모욕감을 느끼게 한 점 깊이 반성하겠습니다”란 말로 글을 맺었다. 
 
이와 관련, 문 기자는 24일 오전 KBS 아나운서실을 방문해 지영서 KBS 한국어팀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법적 제재를 받더라도 사과의 말을 전달하는 게 예의인 것 같아 찾아왔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사과 방법에 대한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문갑식 기자의 2차 사과 글 전문. 
 
KBS 아나운서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최근 제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이 커다란 파문을 빚었습니다. 글의 목적과 달리 정제되지 않은 거친 표현이 부각되고, 그로 인한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본의 아니게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일찍 이런 글을 올렸어야 했지만 착잡하고 당황스런 심경을 다스리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제 글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KBS 아나운서 분들께도 다시 한번 고개숙여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저는 최근 신문업계가 처한 어려운 처지에 대해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벼운 마음으로 정리하려했지만, 결과적으로 특정인, 특정 방송국을 공격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낳게 됐습니다.
 
그러한 의도가 전혀 없었음에도 사태가 이렇게까지 확산된 것은 전적으로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이런 저런 저간의 사정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또다른 변명만 될 것입니다. 제 글의 극히 일부분이었지만 KBS 아나운서 분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손상케하고 불편함과 분노, 모욕감을 느끼게 한 점 깊이 반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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