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진교 녹색정의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녹색정의당 유튜브 갈무리>

진보정당들이 더불어민주당의 준위성정당으로 모일까. 지난 8일 진보당·녹색정의당·새진보연합에 제안한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에 진보당이 참여하면서, 이제 시선은 녹색정의당의 선택으로 모아진다. 녹색정의당은 이르면 이번주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원칙론과 현실론 사이 고민하는 녹색정의당

민주당은 녹색정의당 없이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연석회의를 우선 띄웠다.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연석회의는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연석회의를 열었다. 진보당은 이날 오전 참석을 결정하고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오전 선거대책본부장 회의를 통해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참여를 결정한 진보당은 “검찰독재 윤석열 정권의 폭정·폭주·퇴행을 반드시 막고, 미완의 촛불혁명을 완성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게 총선을 앞둔 대한민국 정치의 최우선 과제”라며 “야권 분열과 각자도생은 필패이며, 야권 단결과 연합정치는 필승”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최대 진보연합’을 주장해 왔던 진보당이 민주당의 통합형 비례정당에 참여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시각이 있다. 윤희숙 상임대표는 “진보당은 이미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야권 총단결을 주장해 왔는데, 민주당이 준연동형에 기초한 연합정치를 선언했다”며 “진보당은 민주진보개혁 대연합 실현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녹색정의당 내부는 갑론을박 중이다. 원칙론과 현실론이 부딪히는 상황이다. 장혜영·양경규 의원은 기득권 양당정치 극복과 위성정당 반대라는 원칙을 어겨선 안 된다며 반대를 표하고 있고, 녹색당 역시 같은 입장이다.

다만 정의당 관계자에 의하면 나머지 의원들과 김준우 녹색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지지율이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녹색정의당이 원내정당으로 생존하고, 총선 이후에도 독자적인 진보정당으로서 유지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녹색정의당 관계자는 “독자적으로 있으면 원외정당이 된다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의원수가 줄어들면 연대사업도 사라지는 등 당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는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협상 주도권·방침 정하는 방법도 고민
15일 상무위서 얼개 드러날 듯

녹색정의당이 민주당의 연석회의 제안을 두고 고민하는 이유는 협상의 주도권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민주당의 연석회의 요구는 ‘선 합류, 후 협상’인데, 이 경우 협상이 틀어지면 연합에 끼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녹색정의당의 우려다. 명분과 실리 모두를 잃게 되는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지난 총선에서 녹색당과 진보당은 민주당의 위성정당에 합류 의사를 밝혔으나 민주당이 이들을 배제했다.

녹색정의당은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도 논의 중이다. 정의당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위원회 개최, 당원 총투표, 지도부 위임 등 3가지 방식이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나왔다. 다만 전국위나 당원 총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것은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통상 전국위를 주말에 여는 점을 고려하면 17일 임시전국위를 열어야 하는데, 논의 안건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전국위 소집은 쉽지 않다. 찬반이 첨예한 상황에서 당원 의견도 묻지 않은 채 지도부가 의견을 정하는 것도 거센 비판에 직면할 소지가 있다. 녹색정의당의 입장은 15일 상무위원회에서 얼개가 드러날 전망이다.

조국 신당 창당, 선거연합 참여는 ‘글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신당을 공식 선언했다. 조국 전 장관은 이날 오후 부산 중구 부산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며 “무능한 검찰 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단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둔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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