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섬식품노조

밀폐용기 제조업체인 락앤락이 국내 공장 가동 중단을 예고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락앤락이 사모펀드에 인수된 뒤 단기차익을 위한 자산매각과 인건비 절감 등에 나서고 있다며 파업을 준비 중이다.

화섬식품노조 락앤락지회(지회장 손세호)는 27일 정오 경기도 안성 락앤락 안성공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구조조정을 규탄했다.

인도 법인 청산, 베트남·중국 공장 4곳 중 3곳 가동 중단

노동자들은 안성공장 가동 중단 철회와 인적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2017년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락앤락을 인수한 뒤 영업적자를 이유로 지난 6일 150명이 근무 중인 락앤락 안성공장을 올해 말일자로 가동 중단한다고 통보했다”며 “14일부터 24일까지 안성공장 소속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종용하고 해외공장 근무 중인 조합원에게도 권고사직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회 설립도 사모펀드 인수에 따른 우려 때문이다. 손세호 지회장은 “2021년 사모펀드 인수 뒤 사업·인력 구조조정을 우려한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회는 이후 사용자쪽과 고용문제 발생시 고용안정위원회를 개최하고, 매각·분할·합병·외주·하도급·정리해산 등 사유 발생시 노조와 논의해 결정하며 고용안정을 원칙으로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단체협약도 체결했지만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지회에 따르면 사모펀드 인수 뒤 락앤락은 지속해서 자산을 매각하고 수백억 원을 배당하는 등 투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산공장을 매각했고, 인도 현지의 영업법인도 청산했다. 베트남과 중국에 설립한 공장 4곳 중 3곳도 가동 중단을 예고한 상태다.

락앤락의 공장 가동 중단도 일반적이지 않다. 손 지회장은 “공장 가동을 중단해 정규직을 희망퇴직시키고 해고한 뒤 도급업체를 선정해 일용직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외주화 계획을 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6년간 배당·유상감자·자사주소각 1천753억원
“희망퇴직 안 하면 해고” 사측, 노동자 압박

락앤락은 또 2017년 45억원, 2018년 28억원, 2022년 683억원을 배당해 6년간 756억원을 배당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유상감자 279억원을 실행했고, 2018~2022년 4년간 718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식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수가 줄어 주주들의 이익이 커진다. 유상감자는 기업이 자본금을 줄여 주주의 이익을 높이는 행위다. 자산 매각과 인적 구조조정, 배당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에 나선 셈이다.

지난해 폐쇄한 아산공장 노동자 150명은 서울과 안성공장 등으로 옮겼다. 손 지회장은 “당시엔 전보할 안성공장이 있었지만 안성공장 문을 닫으면 갈 곳이 없다”며 “사용자는 14일 고용안정위원회에서 희망퇴직 신청 접수 마감 뒤 직원에게 법적절차를 진행할 것이고 이달 말과 1월초 사이 해고를 서면으로 통보하겠다며 희망퇴직을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지회는 올해 1월 시작한 임금교섭이 결렬하고 노동위원회 조정도 중지하자 1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93.3%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손 지회장은 “파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용자쪽은 12월22일 유상감자를 목적으로 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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