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캐피탈지부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앞에서 키스톤PE에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직원 22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한 A캐피탈을 향해 노동계가 “해고는 살인”이라며 “불법 정리해고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사무금융노조(위원장 이재진)는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앞에서 ‘불법 정리해고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A캐피탈 사측은 이달 18일자로 정규직 22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해고 통보 전에 전체 직원 97명 중 30명의 희망퇴직을 진행했으니 직원 절반에 대한 구조조정을 감행한 셈이다. 사측은 지난달 15일자로 무기계약직 6명에게 해고를 통보해, 5명이 희망퇴직하고 1명이 해고되기도 했다.

사측은 경영난을 주장하고 있다. A캐피탈은 지난해 9월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반면 노조는 A캐피탈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재매각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섰다고 반박했다.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사측이 영업이익의 두 배가량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는 점이다. 이재진 위원장은 “사측은 지난해 21억원 이익을 냈는데, 중간배당으로 27억원을 빼 가고 결산배당으로 17억원을 또다시 빼가서 총 41억원을 배당으로 가져갔다”고 지적했다.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동안 누적된 영업이익까지 끌어모아 배당했다는 점에서 노조는 사측에 영업 의지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재진 위원장은 “키스톤PE는 2021년 9월 A캐피탈을 인수하고 불과 2년도 안 돼 직원의 절반을 내보내겠다고 한다”며 “먹튀 사모펀드의 대명사 론스타도 정리해고는 안 했다”고 비판했다.

김준영 노조 여수신업종본부장은 “해고는 살인”이라며 “20년 넘게 열심히 일한 노동자를 해고하는 사측과 키스톤PE의 행태는 최근 무차별적 흉악범죄와 무엇이 다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키스톤PE는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회사를 팔아치우고 매각 대금으로 또 다른 금융사를 인수하는 행태를 되풀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회사에 15년 근무하고 이번 해고 대상자가 된 강신규 조합원은 “드라마·영화에서나 보던 해고가 내 일이 되니 막막하고 답답하다. 앞으로 계획이 서질 않는다”며 “자책도 했으나 잘못은 능력 없는 경영진과 사모펀드에 있다”고 말했다.

사측의 이번 구조조정은 단체협약 성격을 지닌 고용안정협약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있다. 더욱이 사측은 노조파괴 자문으로 유명한 노무법인과 손잡고 이번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사측 관계자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겠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