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4기 임원(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처장 동반출마) 선거 운동이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됐다. 2011년 공공운수노조 통합 이후 처음으로 3파전으로 치러지는 선거다.

지난 3일 서울 강서구 공공운수노조회관 모아홀에서는 노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3시간여 동안 진행된 토론회에서 각 후보조는 공통질문과 상호토론을 통해 공공운수노조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소통-변화-힘’ 출마의 변에서 제시한 가치

출마의 변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각 후보조는 구호로 내건 가치들을 강조하며 토론회 문을 열었다.

“따뜻한 소통, 힘 있는 행동”을 구호로 내건 기호 1번 후보조는 엄길용 철도노조 전 위원장-고기석 국민건강보험노조 전 경기본부장-김태인 공공운수노조 현 부위원장이 출마했다. 엄길용 위원장 후보는 “4기 위원장 임기는 윤석열 정권 임기와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만큼 진보정치 밑거름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노조에 대한 거센 탄압이 예상되는데 조합원 동지들과 ‘따뜻한 소통, 힘 있는 행동’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호 2번은 “내일을 바꾸려면 오늘을 바꿔야 해”라는 구호로 윤정일 공공운수노조 현 부위원장-이윤희 노조 현 교육공무직본부장-진기영 사단법인 희망씨 전 이사가 출마했다. 윤정일 위원장 후보는 “이번 선거는 지난 공공운수노조 10년을 평가하는 선거로 지금까지 방식과 투쟁에 안주할 것인지, 새로운 변화와 시도를 향해 꿈꿀 것인지 기로에 섰다”며 “시작은 거창하나 끝을 알 수 없는 투쟁이 아니라 현장과 함께하는 투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해야 가능하다”라는 슬로건으로 출마한 기호 3번은 강철 공공운수노조 현 부위원장-안명자 공공운수노조 현 사무처장-이종훈 사회공공연구원 현 부원장이 겨룬다. 강철 위원장 후보는 “안명자·이종훈 후보는 실전에서 검증된 준비된 후보로 본인 역시 철도노조 위원장 시절 노조에 쌓인 수많은 숙원 과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다”며 “우리에겐 윤석열 정부 민영화에 맞서 공동투쟁을 조직한 힘이 있다. 흩어져 있던 노조의 힘을 모은 것은 소중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노조탄압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사회적 합의-공세적 대응-선제적 대응”

공통질문을 통해 각 후보조들은 정책과 비전을 제시했다. 첫 공통질문으로는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에 대한 계획이 무엇인지였다.

기호 2번 진기영 사무처장 후보는 “사회적 합의와 연대”를 강조했다. 진 후보는 “지난해 가장 선도적으로 투쟁한 화물연대본부, 올해 극심한 탄압을 받은 건설노동자들은 모두 특수고용 노동자”라며 “이들을 때릴수록 지지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진 후보는 “2016~17년도 철도투쟁처럼 대국민 서명운동 등 국민에게서 지지받을 수 있는, 사회적 연대와 합의를 이루어내는 사업을 해야 한다”며 “힘들고 어렵더라도 그런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호 3번 강철 위원장 후보는 “공세적 대응과 연대”의 가치를 내세웠다. 강 후보는 “그동안 노동운동이 윤석열 정부의 노조탄압을 제대로 막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노조 고립화 전략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강 후보는 “99%의 연합으로 재계, 극우세력을 고립시켜야 한다”며 “기밀한 현장 지원과 수세적인 방어를 넘어선 공세적인 대응, 시민사회 연대 강화로 윤석열 정부의 노조 혐오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조직하겠다”고 강조했다.

기호 1번 고기석 수석부위원장 후보는 “선제적 대응”을 해법으로 내놨다. 고 후보는 “윤석열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이용해 화물연대본부를 압박하거나 정부 시행령으로 노조 회계공시를 추진했다”며 “현재 윤석열 정부는 노사법치라는 미명 아래 기존 제도를 활용해 최대한 악랄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제도를 점검하면 탄압에 대비가 가능하다”며 “기호 1번은 촘촘한 정책적 준비와 대응 통해 정부의 공세를 미리 예측해 현장에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26년까지 산별전환
공공운수노조 사회공공성 투쟁에 대한 평가는?

공공운수노조가 2026년까지 산별전환을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기호 3번 강철 위원장 후보는 “전망을 수립하고, 이 전망을 조합원과 공감대 형성하는 것, 집중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왜 기업별 교섭과 노조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지 간부와 조합원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많은 콘텐츠를 만들고 토론하겠다”고 밝혔다.

기호 1번 엄길용 위원장 후보는 “정책의 연속성과 공동의 투쟁이 산별 전환에 가장 중요하다”며 “임기 3년 안에 산별 전환은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로드맵을 구체화해 대의원대회에서 강화된 사업계획을 제출하고 차기 집행부에 로드맵을 넘기겠다”고 말했다.

기호 2번 윤정일 위원장 후보는 “산별전환은 중앙이 결정하고 현장이 따라야 한다는 ‘탑-다운 방식’으로 전달된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대정부교섭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정부와의 교섭구조와 비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가 지금까지 벌여낸 공동투쟁과 공동운동 구호 ‘동네방네 공공성 구석구석 노동권’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공공성 투쟁에 대한 비전을 묻는 시간도 있었다.

기호 1번 고기석 수석부위원장 후보는 “기획재정부 중심의 공공기관 운영을 바꾸는 투쟁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고 후보는 “기재부가 중심이 되면 재무적 성과로 공공기관을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공공기관 운영을 돈이 아닌 공공성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호 2번 윤정일 위원장 후보는 “공공운수노조의 사회공공성은 진일보해야 한다”며 “사회공공성이 애매모호한 용어처럼 들리지 않도록 사회공공성을 5대 과제로 구체화시켜 상병수당 도입 같이 국민에게 제시할 수 있는 정책적 역량과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호 3번 이종훈 사무처장 후보는 “커다란 민영화는 막았지만 우회적 민영화를 막아내지 못한 과정에서 국민과 함께하지 못한 부분을 반성지점으로 남겨놓고 싶다”며 “사회공공성 투쟁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사회공공연구원 중심으로 연구자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시민사회와 연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공공운수노조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보기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