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이 내년 총선을 진보정당 간 선거연합정당을 구성해 치르기로 했다.

녹색당은 2024년 총선 방침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2일 열렸던 전국위원회 회의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전국위에서는 특정 정당과 신설 또는 흡수합당이 아닌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한다고 못 박았다.

선거연합정당이란 특정 정당과 공동으로 선거용 연합정당을 만들어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까지 같이 내는 방법이다. 녹색당은 이 당에서 당선자가 나올 경우 당선자는 녹색당에 복귀하기로 했다. 특정 정당은 전국위원회에서 승인하고, 선거연합정당 참여 여부는 당원 총투표로 결정한다.

정의당과 함께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녹색당은 기후정치에 대한 진심, 거대 여야로부터의 독립성, 3% 봉쇄조항(정당 지지율 최소 기준) 돌파 가능성을 고려 지점으로 두고 논의했는데, 모든 조건이 부합하는 정당은 진보정당 중 정의당이 유일하다. 진보당은 지난 6일 가덕도신공항의 조기 개항을 전담할 조직을 구성하는 등 가덕도신공항 건설공단법에 찬성해 기후정치에 대한 진심이 없고, 노동당은 3% 봉쇄조항 돌파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받는다.

당초 녹색당은 흡수통합되는 모습을 꺼려 비례연합정당을 선택지에 두고 고민했으나, 일선 활동가들의 반대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유현 녹색당 전국사무처장은 “녹색당은 합당은 안 되고, 다른 당들은 위성정당의 꼴을 갖춘 비례연합정당안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서 선거연합 정도까지는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비례연합정당은 애초에 할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의당 내에서는 재창당 과정에서 녹색당도 함께해 선거 대응에 공동으로 나서는 방향을 그리고 있다. 정의당은 새로운 당을 만들었기 때문에 당적을 이동할 필요가 없어 위성정당 논란에서 자유롭다. 다만 녹색당이 당선자를 배출할 경우 녹색당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은 정의당 입장에선 꺼려진다.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아직 거기까지 생각하고 논의된 것은 아니다.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지도부는 24일 시도당 회의를 열고 녹색당의 전국위 회의 결과를 놓고 연합 방안을 논의한다. 대략의 연합 방향성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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