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이 일본 정부에 일본 닛토덴코 그룹의 먹튀 행각을 책임지라고 규탄했다.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 닛토덴코의 한국 노동자에 대한 위장폐업과 먹튀를 방치할 것이냐”며 “나서서 바로 잡으라”고 촉구했다. 이날 지회는 부산 주한 일본영사관 앞에서도 같은 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닛토덴코는 한국옵티칼로부터 18년간 총매출의 82%인 6조3천억원을 일본으로 가져갔다”며 “그러나 공장에 불이 나자 한 달 만에 청산을 결정하고 노동자를 해고했다”고 비판했다.

2004년 경북 구미 외국인투자산업단지에 설립된 한국옵티칼은 LG디스플레이에 LCD 편광필름을 납품했다. 지난해 10월 불이 나 공장이 전소하자 11월 폐업을 결정하고 공장 철거에 나섰다. 현재 전소한 공장에는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고용유지를 요구하는 노동자 13명이 농성 중이다. 이들은 만약 공장 재건이 어렵다면 닛토덴코가 설립한 또 다른 한국법인인 한국니토옵티칼로 고용을 승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니토옵티칼은 한국옵티칼과 마찬가지로 LCD 편광필름을 생산하는 평택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옵티칼 화재로 붕 뜬 생산물량을 모두 이어받아 생산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옵티칼 화재가 발생한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노동자 30명을 신규채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옵티칼은 농성 중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4억원 가압류를 신청하고, 단수를 강행했다. 수차례 굴삭기와 크레인을 동원해 공장을 철거하겠다며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회는 일본 투자기업의 잇단 먹튀 행각에 일본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산연, 다이셀코리아, 한국와이퍼 같은 일본 투자기업들은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공장을 운영하면서 법인세와 취득세 감면, 공장부지 무상임대 같은 혜택을 누린 뒤 일방적으로 청산해 한국 노동자를 해고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회는 “일본 투자기업이 한국에서 단물만 빼먹고 도망치는 행위는 반사회적”이라며 “일본 기업이 저지른 부도덕한 행위에 대해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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