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사회적 합의로 탄생한 ‘택배 없는 날’을 두고 기존 택배업계와 신흥 강자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사이에 갈등이 감지된다. CLS의 ‘택배 없는 날’ 불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노동계는 물론 택배업계에서도 나온다.

11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14일은 주요 택배사들이 하루 휴무에 들어가는 ‘택배 없는 날’이다. 택배 없는 날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 개선을 모색하기 위해 2020년 고용노동부와 통합물류협회, 주요 택배사 4곳(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이 합의하면서 운영돼 왔다. 매년 8월15일 전후로 연휴가 가능하도록 휴무일을 조정해 왔다. 일반 택배사는 일요일과 공휴일이 휴무일이기 때문에 14일을 쉬면 3일 연휴가 가능하다.

택배 없는 날은 택배업계 전체의 합의로 유지되고 있다. 특정 업체만 불참하면 택배 없는 날을 운영한 업체만 피해가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동시에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택배업 신흥강자인 CLS가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CLS는 직접고용한 자체 인력 등을 활용하면 택배노동자가 언제든 쉴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이런 태도를 두고 기존 택배업계는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다. 택배업 전체가 동참하지 않으면 고객을 빼앗길 우려를 한 중소 택배사 등은 택배 없는 날 참여를 꺼리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경영 부담을 감수하고 ‘택배 쉬는 날’에 동참하는 것은 택배산업이 기업뿐만 아니라 대리점과 택배기사, 간선기사 등 종사자 모두와 상생해야 발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택배사들은 쉬고 싶을 때 마음대로 쉴 수 없어 쉬는 날을 만들었다는 왜곡된 주장을 바탕으로 기존 업계를 비난하는 것은 택배산업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동계도 CLS 입장에 반발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지난달 26일과 이달 8일 각각 국회와 서울 종로구 한국통합물류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에 택배 없는 날 동참을 촉구했다. 노조는 “CLS는 직고용 배송기사인 ‘쿠팡친구’를 크게 줄이고 특수고용직인 퀵플렉스 기사를 확대하는 경영전략을 펴고 있다”며 “퀵플렉스는 주 6일 근무에 연차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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