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 기자

최근 서울 동대문구 재개발 현장에서 폭우 속 콘크리트 타설작업이 진행돼 논란이 된 가운데 건설노동자들이 우중타설·불법 콘크리트 타설 관행을 규탄했다.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지부는 1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휘경동과 신설동 자이 아파트 건설현장 부실시공을 고발하고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투쟁하겠다”며 “동대문구청도 관리·감독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나대석 지부 동북지대 조직부장은 “비오는 날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빗물이 섞여 강도가 떨어지고 균열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는 등 품질에 문제가 생겨 부실공사로 이어진다”며 “콘크리트 우중타설은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처럼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중타설을 하면 타설한 콘크리트의 두께가 얇아져 안전을 위협한다. 박철민 동북지대 교섭위원은 “콘크리트 타설을 하면 25센티미터로 균일한 두께를 만들어야 하는데 비가 오는 날 하면 굳지 않은 콘크리트를 쓸어 내고 하는 과정에서 두께가 23센티미터 혹은 20센티미터까지 얇아진다”며 “얇은 콘크리트 지점에 시멘트를 덧입히는 부실시공을 한다”고 설명했다.

노동자들은 건설현장의 불법 콘크리트 타설 관행도 비판했다. 콘크리트는 섭씨 25도를 기준으로 기온이 밑으로 떨어지면 90분 이내 출하를, 초과시엔 등급에 따라 60~70분 이내에 출하해야 한다. 그러나 관행적으로 이 시간을 어겨 콘크리트 타설이 이뤄지고, 레미콘 차량에서 물을 섞어 콘크리트를 출하하거나 현장 노동자들이 물을 뿌려 가며 콘크리트 타설을 한다는 것이다. 조관행 동북지대 교섭위원은 “최근 신설동 자이 공사현장에 출하증에 명시된 출하시간을 어겨 콘크리트를 공사현장에 출하한 사실을 적발해 동대문구청에 고발했는데 여전히 답이 없다”며 “관리·감독 책임을 진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방치·방조하면서 부실시공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11일 서울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호우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진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곳 시공사는 GS건설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자이 아파트 시공사다. GS건설을 조롱하는 ‘순살자이’ ‘워터파크 자이’ 같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한편 동대문구청은 14일 해당 아파트 건설현장 공사를 중지하고 전문기관의 안전진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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