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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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울산공장이 물적분할설에 휩싸였다. 100% 사내하청으로 이뤄진 생산공정을 자회사로 전환한다는 것인데, 수년 내 청산할 것이라는 설까지 돌고 있다.

12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제철은 강관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울산공장을 이르면 연내 물적분할해 내년에 별도법인을 출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별도법인은 현대제철이 100% 출자한 자회사로, 지금 사내하청 공정을 이어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시중에 나도는 이야기는 소문 수준으로, 기업 차원에서는 사업성을 예년과 유사하게 점검하고 있는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반박과 달리 다음달 설명회가 있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이미 물적분할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구체적인 전적 조건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이미 순천공장과 인천공장·당진공장 사내하청을 자회사로 전환했다. 실제 물적분할이 이뤄지면 네 번째 자회사다.

2020년부터 매각설 솔솔
지난해 매출 정점에도 하락 불가피

물적분할설 배경은 우선 매출이다. 울산공장은 현대제철에서 강관을 주로 생산하는 주력공장이다. 강관은 속이 비어 있고 길이가 긴 쇠파이프다. 2015년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를 인수·합병하면서 현대하이스코 생산부서를 울산공장에 편입했다. 당시에는 강관사업이 유망했으나 2019년 이후부터 격화한 미·중 무역분쟁과 다른 철강 유관산업 부진으로 침체에 빠져 2020년 한 차례 매각설에 휩싸였다.

올해도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 울산공장은 지난해 1조5천억원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5년간 최대 매출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4천억원 정도를 기록했지만 예년 매출액(약 1조원)의 3% 남짓이다. 그러나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수천억원이 감소할 전망이다. 국내 건설산업이 침체하고 수주절벽이 현실화한 영향 등이다. 지난해 매출을 정점으로 하락이 불가피해 사업성이 여전히 밝지 않다는 이야기다. 매각을 한 차례 추진했던 2020년과 유사하게 현대제철은 강관사업을 정리하고 자동차 소재 철강제품 생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공장에도 자동차 소재 철강제품 생산공정이 일부 있으나 관련한 주력공장은 예산공장이다.

협력사 운용 공장 불법파견 소송 임박
자회사 설립시 “소송 안한다” 요구 전망도

또 다른 배경은 노무관리다. 울산공장은 기능직 기준 현대제철 정규직이 없다. 4개 협력사 노동자 700여명이 공장을 운용한다. 현대제철 정규직은 사무직 100여명이 있다. 기능 정규직 노조가 없어 물적분할을 추진해도 저항이 거세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게다가 4개 협력사 노동자들은 현재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근무형태가 현대가의 고질적인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본 것으로, 연내 소송 제기가 유력하다. 자회사로 전환한다고 해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제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정규직에 준하는 대우를 약속하면서 소송을 지연하거나 막을 여지가 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4개 협력사 노동자들은 최근 설명회를 열고 현대제철의 물적분할 관련 사항을 점검하고 맞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물적분할시 자회사 부채 7천억원

일각에서는 현대제철이 물적분할에 이어 수년 내 청산까지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근거는 물적분할에 따른 부채다. 물적분할에 따라 설립된 별도법인은 같은 법인일 때의 점유율만큼 부채를 포괄승계한다. 지난해 기준 현대제철의 부채총액(유동·비유동)은 17조6천724억원가량이다. 울산공장의 점유율은 4.1% 수준으로, 약 7천억원가량이 별도법인 부채가 된다. 연매출 1조원가량, 영업익 3% 수준을 오가는 신규법인이 7천억원의 부채를 안고 시작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자회사 전환 대상인 현대제철 사무직 100명과 4개 협력사 기능직 700명에 대한 처우도 희망적이지 않다. 당진공장 사내하청이 전환한 자회사 현대ITC처럼 정규직 임금 80%, 동일 복리후생제도를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보다 더 열악한 수준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공장노동자들은 “사용자쪽이 어떤 계획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앞선 자회사 전환과 비교해 보면 이들을 대상으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하지 말라는 확약서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제철 정규직도 물적분할시 전환 대상이라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규직으로 입사했는데 졸지에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될 뿐만 아니라 타부서나 다른 공장으로의 전적 기회조차 제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불만이 고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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