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전북지부
▲ 금속노조 전북지부

일진하이솔루스 노사가 직장폐쇄 38일 만에 첫 임금·단체협약을 타결했다. 노동자들은 12일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금속노조 일진하이솔루스지회(지회장 유휴창)는 9일 오후 조합원 총회에서 임금·단체협약안을 91.54% 찬성률로 로 최종 가결하고 전북 완주 일진하이솔루스 앞에서 ‘투쟁승리 보고대회’를 열었다.  

노사는 지난 8일 20차 본교섭에서 임단협 의견접근안을 도출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노조할 권리를 보장과 관련해 연 근로시간면제 2천시간, 노조사무실, 근무 중 조합총회·대의원대회·간부회의·조합원교육 시간 보장 등에 합의했다. 노사협의회·산업안전보건위원회 노사 동수, 기본급·각종 수당 인상에도 의견접근했다. 

지난해 11월 노조 출범 뒤 노사갈등이 격했던 만큼 극적인 합의였다. 사측은 노조가 간부 파업·잔업 거부 등 세 차례 쟁의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2일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사측은 같은달 8일 대체인력 투입을 시도했고, 이를 막던 조합원 11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교섭이 재개된 건 같은달 23일이다. 노사는 일곱 번의 교섭 끝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고, 12일 조인식을 연다.  
노사합의까지 지역 사회의 힘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차원의 대응은 물론 안호영 더불민주당 의원·강성희 진보당 의원 같은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과 도청, 군청, 관할 노동청 관계자들이 나서서 노사를 중재했다. 유희태 완주군수와 노사정 면담도 진행됐다. 금속노조 전북지부 관계자는 “전북 지역에서 민주노총 사업장이 직장폐쇄된 건 2012년 전주시내버스 직장폐쇄 이후 11년 만이라서 주목도가 컸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에 대해 전북지부는 “새롭게 노조에 가입한 2030 생산직 노동자들이 일진그룹의 노조와해를 목적으로 한 공격적 직장폐쇄와 윤석열 정권의 경찰 폭력을 정면으로 받아 내면서 전북지역 연대를 조직해 타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직 법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노조는 직장폐쇄 미지급 임금청구 소송을 통해 직장폐쇄 정당성을 따질 예정이다. 사측은 직장폐쇄 이후 조합원들을 야간특수주거침입·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비정규직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 금지 협약이 이행될지도 관심이다. 지회는 전체 조합원 80명 중 11명이 계약직이다. 계약직 조합원들은 노조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는 이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합의했다. 전북지부 관계자는 “계약직 조합원들은 직장폐쇄 당시 공개되지 않아서 투쟁에 동참하지 않을 수 있었지만 함께해 준 덕분에 라인이 중단되면서 사측의 계획이 틀어졌다"며 “불이익 금지 협약을 맺었지만 (고용을 유지해) 무사히 정규직 전환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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