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3.8세계여성의날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여성노동자들이 115주년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성평등 사회 실현을 외치며 사업장 밖으로 나와 기지개를 폈다. 민주노총은 전국노동자대회를, 한국노총은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각각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8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이미 시작된 균열, 투쟁으로 나서는 여성노동자’라는 기치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노동정책 전환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의 가장 큰 피해가 여성노동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집중노동과 장시간 노동 체제는 가사·돌봄 노동에서 해방되지 못한 여성의 일자리를 앗아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초단시간 노동 같은 질 나쁜 일자리로 밀려날 수 있다는 얘기다. 여성가족부 폐지 추진에서 여성인권·성평등 정책을 외면하는 정부 태도가 드러났다고도 비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여성은 안전하지도 평등하지도 않을뿐더러 존중받지도 못하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투쟁으로 성평등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장시간 노동이 강화될수록 돌봄노동을 전적으로 맡고 있는 여성노동자는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고, 더 열악한 일자리로 밀려나게 될 것”이라며 “민주노총과 함께 윤석열 정권의 반여성·반노동 정책 기조에 맞서 더 힘찬 투쟁과 단단한 연대로 우리의 운동을 더 넓고 깊게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전국노동자대회 개최에 앞서 민주노총 조합원 3천여명은 서울 보신각 앞에서부터 대학로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임금격차 해소와 최저임금 인상, 안전한 일터 보장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세계여성의 날을 즐겼다.

한국노총이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아트홀에서 개최한 전국여성노동자대회는 총력투쟁을 선언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도약하라 여성 노동자의 이름으로’를 캐치프레이즈로 삼아 4년 만에 개최한 여성노동자대회의 화두는 ‘윤석열 정권 노동개악 저지’였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정부는 민생을 돌보기는커녕 노동을 탄압하는 데만 골몰하고 있고 이런 노동개악 독주는 특히 여성노동자들의 삶에 직격탄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위기와 재난 상황에서 언제나 희생 1순위로 내몰렸던 여성노동자들에게 또 어떤 희생을 강요할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한국노총은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한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700여명의 참가자들은 성평등 노동시장 구현,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 저지, 성별 임금격차 해소, 가사·돌봄노동자 노동권 강화를 위해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최미영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115년 전 투쟁 이후 여성은 스스로의 권리 앞에 침묵하지 않았고 보이지 않는 편견과 억압에 맞서 치열하게 싸웠다”며 “승리의 역사를 미래 세대에 선물하기 위해 여성노동자의 이름으로 투쟁하고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제정남·남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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