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찾아 김문수 경사노위원장과 간담회를 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정부 용역업체를 자임하고 있다”고 말했고,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은 “한국노총을 함정에 빠뜨리려는 장소가 아니다”고 답했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위원장실에서 열린 한국노총 28대 집행부와 경사노위 위원장 간 간담회 풍경이다.

김동명 위원장은 지난 임원선거에서 김문수 위원장의 반노동 행보와 사회적 대화 참석 여부를 연결 짓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문수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지 않되 한국노총이 주도하는 사회적 대화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김동명 위원장은 준비한 인사말에서 “노동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정부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노정관계 역시 변화의 단초를 찾을 수 없다”며 “특히 경사노위가 자문단이나 연구회 같은 우회적 논의 틀로 정부 정책의 용역업체를 자임하는 한 그 결과는 자명하다”고 경고했다. 한국노총을 배제한 채 가동하는 경사노위 활동 전반에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 회계 감독 등 정부의 노조 때리기에는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가족 간 관계를 회복해야 하는데 남편이 아내에게 가계부 가져와 봐라고 자꾸 추궁하면 대화가 잘 되겠느냐”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한국노총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것에 앙금을 가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조직이라면 굴욕을 감수해야 하지만 한국노총이 그런 정도를 다 감내·인내하면서 대화를 구걸해야 하는 배알도 없는 조직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문수 위원장은 달래기에 급급했다. 그는 “한국노총은 경사노위의 주체로서, 경사노위가 한국노총에 마이너스되는 일은 한 번도 하지 않지 않았느냐”며 “경사노위야말로 대통령이나 고용노동부와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한국노총의 안방”이라고 했다. 김문수 위원장은 “주체로 참여해서 대통령이 경사노위 없애겠다고 하더라도 없애면 안 된다, 대화해야 한다고 나서야 한다”며 “대통령을 변화시키고, 대통령을 내 편으로 만들고, 이정식 노동부 장관도 편으로 만들 수 있는 운동장이 여기 경사노위”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회계서류 제출을 요구하고 제출 여부를 정부 지원사업과 연계한다는 방침을 밝힌 이정식 장관을 만나 항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동명 위원장 등 한국노총 지도부는 지난 20일 오후 이 장관 등 노동부 관계자들과 비공식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우려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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