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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투자·출연기관 민간위탁 고객센터 상담사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2년이 넘도록 표류하고 있다. 2020년 12월 서울시가 직접고용 방침을 내렸는데도 세부 내용을 결정할 노·사·전 협의체 구성 자체를 못하거나 협의체 회의 과정에서 좌초됐기 때문이다.

18일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와 서비스일반노조 SH공사콜센터지회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3일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4명과 본부·지회 관계자 간 면담을 진행한 결과, 해당 시의원들이 이달 30일 서울신용보증재단 고객센터를 시작으로 다음달 3일과 14일 각각 서울교통공사 고객센터·서울주택도시공사(SH) 고객센터를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듣기로 했다. 2월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시정질의 등을 통해 3년째 겉돌고 있는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민간위탁 고객센터 정규직 전환 논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이미 2020년 12월 서울교통공사·서울신용보증재단·SH에 기관별 직접고용을 통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라고 통보했다. 민간위탁을 유지하는 대신 직접수행하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노사 및 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해 기관별로 판단하라고 했다. 그런데 노·사·전문가 협의기구를 구성하는 것조차 난항이었고, 구성 이후 회의를 지속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2년이 넘도록 협의체 구성을 못해 첫발조차 떼지 못한 상황이다. ‘정규직 노조 반대’ ‘용역업체의 정규직 전환 논의 비협조’ 등을 이유로 재단이 협의체 구성을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지연 희망연대본부 서울신용보증재단고객센터지부장은 “원청의 의지가 있으면 (충분히) 진행될 수 있을 텐데 한없이 미루고만 있다”고 말했다. 협의체를 구성해도 회의에서 생산적 논의가 이뤄지진 않았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2021년 6월 협의체 구성 이후 1차 회의를 열었지만 임금체계에 대한 이견으로 2차 회의는 열리지 않고 있다. SH도 2021년 12월 상견례 이후 지난해 11월 3차 회의를 진행했지만 정규직 노조 반대로 진전 없이 새해를 맞았다.

회의가 공전을 거듭하는 사이 기존 용역업체와의 계약종료로 노동자들은 불안감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서울교통공사 고객센터는 2021년 11월 기존 업체가 재계약을 하면서 올해 10월 계약종료를 앞두고 있다. SH 고객센터는 ‘6개월짜리’ 단기계약 연장을 이어 오고 있다. 재계약을 해도 문제다. 서울신용보증재단 고객센터는 정규직 전환 논의에 발목을 잡은 용역업체가 지난해 5월 계약을 연장했다.

상담사들은 희망고문으로 상처와 트라우마를 겪어야 했다. 특히 서울교통공사 고객센터 상담사들은 정규직 전환을 ‘특혜’로 바라보는 일부 직원들의 비난에 상처를 입고 ‘줄퇴사’를 해 인원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기도 했다.

서울시와 투자·출연기관이 정규직 전환에 사실상 손을 놓고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희철 희망연대본부 조직국장은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희망고문만 계속하며 상담사들을 지치게 만들고 있다”며 “서울시는 기존 방침대로 기관별 협의를 진행한다고 하는데 서울시와 각 기관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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