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실습에 나간 자녀가 목숨을 잃거나 다치지 않도록 졸업일까지 정상수업 위주로 학교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피해 가족들이 호소했다.

직업계고 현장실습 피해자 가족 모임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직업계고 학생들이 위험한 현장실습 대신 학교 교육을 정상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성화고 학생에게 졸업일까지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하되, 3학년 2학기 12월 한 달은 가칭 ‘고졸 취업준비 기간’으로 정해 취업 활동을 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 기간에 취업 희망 학생들의 면접·시험·현장방문 등 취업 활동을 하는 경우에만 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게 하자는 의미다.

취업이 확정된 학생들은 겨울방학 중 업체에서 진행하는 사전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정식 취업은 졸업 이후로 하자고 제안했다.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에 대한 국가의 관리·감독을 주문했다. 고용노동부 소속 고졸취업지원센터를 설치해 취업 희망 업체를 취합하고, 현장 방문을 거쳐 적합업체를 인증하자는 것이다. 취업 이후에도 산업안전·노동인권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가족 모임의 이상영씨는 “고졸 취업 기간을 설정하는 방식의 직업계고 정상화 방안이 제대로 시행된다면 학생들은 위험한 현장실습 대신 학교 교육을 정상적으로 이수하고, 이후 정부가 인증한 안전한 일터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며 “취업 업체 1만2천여곳에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이 이뤄지면 학생 노동안전은 물론 산업 전반의 노동환경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25일 열리는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의에서 해당 요구안을 논의해 달라고 교육 당국에 요구했다.

가족 모임은 2017년 11월 현장실습 중 제품 적재기에 몸이 끼이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 이민호 군의 죽음을 계기로 출범했다. 이군의 아버지 이상영씨를 비롯해 올해 여수의 고 홍정운군, 2017년 전주의 고 홍수연양, 2015년 군포의 고 김동균군, 2014년 진천의 고 김동준군 부모가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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