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노조

부당노동행위 의혹으로 출국금지까지 언급되는 와중에 프랑스로 떠난 장 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이 결국 임기 만료일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발렌타인 같은 유명 증류주를 유통하는 프랑스계 주류회사다.

30일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노조(위원장 이강호)에 따르면 장 투불 사장 임기가 이날 만료되고 1일 신임 사장이 취임한다. 장 투불 사장은 페르노리카 싱가포르지사에 부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6년 9월 장 투불 사장 취임 후 노사는 40차례 단체교섭, 60차례 임금교섭을 했다. 성과는 없었다. 2017년 임금·단체협약을 아직도 체결하지 못했다. 지난 4월 노조는 임단협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은 기존 단협을 해지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기존 단협 부칙에는 ‘교섭 진행 중에는 유효기간이 만료된 협약의 효력이 지속된다’는 내용이 있는데, 교섭이 결렬됐기 때문에 단협을 해지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노조는 지난 5월6일부터 서울 중구 페르노리카코리아 본사 앞에서 56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장 투불 사장은 지난 5년간 ‘노조와해’ 의혹의 중심에 있었다. 팀장들의 노조 가입을 차단하고 단협을 해지하는 방안을 모의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2019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하지만 노조탄압은 끝나지 않았다. 회사는 이강호 위원장을 15개월 동안 대기발령하고 독방에서 온라인 교육을 받게 했다. 지난해 노조는 회사와 장 투불 사장을 노동청과 검찰에 각각 고소했다.

장 투불 사장은 지난 5월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안경덕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부당노동행위·인권탄압·직장갑질·교섭해태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며 “7월 인사발령으로 출국이 예정된 장 투불 사장을 출국금지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촉구했다.

장 투불 사장은 인사청문회 뒤 돌연 프랑스로 출국했다. 회사는 업무 인수인계를 위한 출장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장 투불 사장이 화상으로 단체교섭에 참여한 모습을 보고 뒤늦게 출국 사실을 알았다. 노조에 따르면 장 투불 사장 출국 후 사측은 △복지기금 조성 △부당노동행위 간부 징계 △노조전임자 근로시간면제 제도 도입 등 노조 요구를 일부 수용한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자고 제안했다. 단협은 신임 사장과 체결하라고 통보했다. 노조는 범죄인인도 제도를 통해 장 투불 사장을 귀국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쪽은 “장 투불 사장은 코로나19로 해외 이동이 쉽지 않아 화상으로 단체교섭에 성실히 참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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