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숙 희망버스 기획단

“35년을 이어 온 싸움, 얼마나 더 해야 합니까. 35년간 외로웠던 싸움,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고 연말이 지나도 저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 (박창수·김주익·곽재규·최강서) 그들과 함께 돌아가고 싶습니다. 새해 1~2월 방사선 치료 잘 받고 3월에 수술도 잘 해내겠습니다. 9년 전 희망버스와 조합원들의 힘으로 85호 크레인을 웃으면서 내려왔듯이 웃으면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부산 영도를 찾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영상편지를 통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9년 전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김 지도위원이 85호 크레인에 올랐을 때 힘을 보태기 위해 희망버스가 부산을 찾았던 그날처럼 전국 각지에서 김 지도위원 복직을 응원하기 위해 희망버스가 또다시 부산에 모였다.

지난 19일 오후 전국 각지에서 모인 490대(주최측 추산) 차량이 앞뒤로 ‘해고 없는 세상! 김진숙 복직!’ 현수막을 달고 깃발을 꽂은 채 한진중공업이 위치한 부산 영도구 일대를 순회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지키기 위해 대형버스 대신 각자 차량을 이용해 집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영도구 일대 거점별로 현수막을 들고 소규모로 모인 참가자들이 지나가는 희망차 행렬에 손을 흔들며 반갑게 맞이하자 운전자는 경적을 울려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도조선소 앞 행사는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이날로 25일째 단식농성 중인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은 “복직투쟁을 시작할 때 ‘복직 없는 정년은 없다’고 분명히 밝히면서 시작했다. 사측이 혹시라도 ‘연말만 넘기면 되지 않을까’ 하는 착각을 해서는 안 된다”며 “희망버스를 통해 뜨거운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시면 복직 문제도 반드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도위원 해고 기간 35년을 상징하는 ‘35 타문(타종)’ 행사도 이어졌다. 복직의 문을 열기 위해 각계각층 35명이 대형 원목을 들고 굳게 닫힌 영도조선소의 문을 35번 두드렸다. 박창수·김주익·곽재규, 아빠를 잃은 아이들의 아픔을 위로하며 문을 쳤고, 두 번째 암 투병 중인 김 지도위원의 쾌유를 기원하며 문을 두드렸다. 김재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송경동 시인, 이은주 정의당 의원 등이 함께했다.

김진숙 희망버스 기획단은 21일부터 31일까지 청와대 앞에서 김 지도위원 복직 촉구를 위한 ‘11일 행동’을 이어 나간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