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환경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환경오염 주제 중 하나다. 실내 거주 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정체된 공기나 그 공기 속에 포함돼 있는 각종 유해물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을 흔히 “Sick Building Syndrome”이라고 말한다. 건물이 아프다는 말이 아니고 건물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아플 수 있다는 말이다. 신드롬이라는 표현이 말미에 붙어 있으니 콕 집어 호되게 문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낼 수는 없지만 여러 사람들에게서 불특정한 건강영향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말이다. 통상 실내에 거주하는 인구의 약 20% 정도가 문제를 제기하는 정도의 수준을 실내 환경 문제가 의심되는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절대기준은 없다
실내환경 문제가 받아들일 만한 수준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결정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위험해 보이는 놀이기구에 사랑하는 아이들을 태워서 짜릿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냐, 아니면 울먹이는 아이들을 달래서라도 책임자의 도리에 따라 안전 조치를 따를 것이냐의 문제를 결정할 때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안전한 수준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기준을 적용해 비교해보면 어느 정도 명확하게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선택한 기준이 절대적인 선이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사람이 관계되는 평가에서는 에누리가 필요하다. 왜냐면 우리가 평가하고자 하는 실내 공간은 다양한 사람들이 공유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런 공간에서 몇 가지 규칙을 따르는 측정방법을 동원해서 평가된 측정값이 우리가 적용코자 하였던 기준 값들을 만족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 하더라도 개인마다 다양한 차이를 보이는 모든 사람들이 해당 공간을 쾌적하다고 느껴야 마땅하다고 볼 수는 없다. 마치 놀이기구에 탑승한 모든 어린 아이들이 놀이기구 탑승에 필요한 최소한의 신장 크기 이상의 신체적 안전조건을 만족하더라도 그들 모두가 짜릿하고 신나는 경험을 하리라고 믿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끔 최종 종착점에서 울음 범벅이 돼 버린 아이들, 차라리 타지 말았어야 할 아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부연하자면 사람마다 감수성이 다르므로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기준으로 모든 사람들의 만족감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특히 실내 공기와 같이 아주 사소한 수준의 공기질 차이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의 쾌적감이 좌우되는 경우 더욱 그러하다.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고 올바른 개선이 필요한 수준인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참고적인 잣대로서 해석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서론이 길다. 이제부터 꼭 집어 들여다보자.

오염물질 자체 측정이냐 공기 순환 정도 평가냐
실내 공기질 평가의 문제에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을 평가하고 비교하기 위한 잣대를 적용할 것인가와 그 잣대를 어디서 가져올 것인지를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실내 공기의 오염 정도를 평가하는 것에는 크게 두 가지 접근법이 있다. 하나는 오염물질 자체의 존재여부와 농도 수준을 측정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공기의 순환 정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현대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은 밀폐형 구조에 있으며 밀폐된 공기의 흐름을 조절·통제하는 수준에 있어 공기오염 및 정체의 가능성이 좌우된다고 할 수 있겠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외부의 신선한 공기 혼합률을 낮추거나 공기의 순환율을 낮추게 되면 건물의 관리 유지비용이 낮아지겠지만 건물 거주인들의 불쾌감이나 건강 이상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 실내 공기질을 평가하기 위해 어떤 항목들을 선택하고 측정하게 될까. 보통은 실내 공기질을 결정하는 인자로써 미세먼지와 미생물 같은 입자상물질·이산화탄소나 총휘발성 유기화합물과 같은 가스상물질 그리고 실내 온·습도와 같은 기본적인 환경 요인과 같은 것들을 측정하고 평가하게 된다. 실내 공기질 이 외에 실내 환경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를 할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실내 공간의 여유율(여유 없이 빼곡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것도 일종의 실내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음)이나 실내 소음의 정도 그리고 조도와 같은 물리적 여건들도 측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측정 대상 항목들이 첫 번째에 해당한다.

두 번째 즉 공기의 순환 정도를 평가한다는 것은 실내 환기량을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오염물질을 측정하는 것이 실내 공기의 질 자체를 평가하는 것이라면 실내 환기량 평가는 공기의 신선도 평가라고 이해할 수 있다. 보통 1시간을 기준으로 해당 공간의 체적에 해당하는 공기가 얼마나 자주 교체되느냐를 평가한다. 다시 말해 여러 번 자주 갈아주어야 신선도가 제대로 유지되므로 그 정도를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자주 갈아주는 공기에 신선한 외부 공기의 유입이 적절하게 유지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환경부는 다중시설, 노동부는 사무실
실내 공기질 항목 기준은 어디에서 재정하고 관리하고 있을까.
쉽게 환경부를 떠올릴 수 있다. 오래 전부터 여러 사람들이 이용하는 다중 이용시설에서의 실내 공기질 평가에 대한 기준들을 제정하고 관리할 것을 주문해오고 있다.
환경부의 다중이용시설등의실내공기질관리법시행규칙(다중이용시설이란 지하역사·지하도상가·여객자동 차터미널 대합실·공항시설 중 여객터미널·항만시설 중 대합실·철도역사 대합실·도서관·박물관·미술관·업무시설 ·2인 이상 용도 건축물·공연장·대규모점포·지하상점가·혼인예식장·실내체육시설·장례식장)에서는 실내 공기 오염물질 유지기준과(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 관리기준(되도록 지키라고 권고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후에 소개할 산업안전보건법의 사무실공기관리지침과 대동소이하다. 다만 총부유세균의 적용 대상과 산안법에는 없는 라돈 항목이 포함됐다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다.
환경부의 실내 환경기준과 비슷한 내용을 담은 법이 산업안전보건법 제 21조 7항의 규정에 의거한 ‘사무실 공기관리 지침’이다.
이 지침에는 실내 공기의 오염물질에 대한 관리기준과 환기율에 대한 기준이 아래 표와 같이 정리되어 있다. 또한 실내 환기양은 시간당 4회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이처럼 환경부 혹은 노동부 등에서 대중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 및 우려를 쫓기 위해 실내 공기질 관리에 대한 필요성과 방안에 대한 고민들이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평가요구 늘지만 준비는 부족
사업장 등에서도 최근 사무환경 평가나 제조 라인 이외의 실내 산업 현장에서의 공기질 평가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점차 증대하는 요구만큼 실내 환경 평가에 대한 준비가 적절히 뒷받침되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따라서 무엇을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해서 실내 공기질 상황을 제대로 진단할 것인지에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아 실내 공기질 평가에 대한 간단한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한다.


<2009년 1월 7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