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섬유업체들이 10년 전 외환위기 이후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과 경쟁력 없는 설비 매각 등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최근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화섬산업의 위기는 관련산업인 석유화학·염색가공산업의 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9일 노동계와 화섬업계 관계자들은 규모확대에 치중된 경쟁을 화섬산업 불황의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80년대 호황기 당시 산업구조의 체질개선 노력을 게을리 했다는 것이다.
화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화섬산업의 생산능력은 168만6천톤으로 전년 대비 4%가 하락했다. 폴리에스테르 생산능력은 2000년과 비교해 무려 51%나 감소했다.

화섬업체들은 수익성 악화와 중국을 비롯한 후발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 등에 대응하기 위해 유휴설비를 매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대량해고와 화섬업계 생산능력 하락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존 설비를 활용해 고부가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화섬산업의 구조조정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화섬업계가 가지고 있는 인적 노하우를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시장경쟁에 치우친 현재의 산업구조를 유지·지속하는 것으로는 불황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임영국 화섬연맹 정책기획실장은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중소기업은 고부가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력 축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 실장은 “정부가 제조업 육성을 위한 산업안정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매일노동뉴스 1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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