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중근씨가 사망한지 10일째,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임산부가 유산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0일 포항건설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포항건설노조 파업 승리를 위해 열린 영남권 노동자대회에서 이선영(가명)씨는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포스코 방향으로 거리행진을 하던 중 경찰에 집단구타를 당했으며 당시 유산은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지인들을 통해 이씨가 유산한 사실이 노조에 전달된 것.

노조 관계자는 “당시 임산부라는 사실을 경찰에 알렸음에도 경찰은 세상에 나오지도 못한 뱃속의 생명까지 죽음으로 몰고 갔다”면서 “그럼에도 경찰은 폭력을 중단하지 않고 지난 9일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도 평화적으로 행진하는 대회 참가자들에게 방패와 물대포로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고 규탄했다.

경찰의 이같은 폭력진압 방식에 대해 지난해 고 전용철, 홍덕표 농민의 사망 이후 노동계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등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두 농민의 사망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이 공식사과를 하고 허준영 경찰청장과 이기묵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사직서를 내는 등 재발방지를 약속했으나 경찰의 폭력은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표 참조>

최근 경찰 과잉진압 사례
2004년11월15일  쌀 협상 국회비준 저지 전국농민대회 - 전용철, 홍덕표 농민 사망
2006년 5월4일  대추분교 강제퇴거 작전 - 군병력 1천여명 동원, 100여명연행
2006년 7월10일  한미FTA'관련 각부문대표자 기자회견 - 기자회견장 강제해산
2006년 7월12일  한미FTA 2차 범국민대회’ - 광화문 등 서울 곳곳 경찰과 충돌
2006년 7월16일  포항건설노조 파업 지원 건설산업연맹 결의대회 - 하중근씨 사망
2006년 8월4일  하중근씨 사인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 - 60여명 부상
2006년 8월9일  하중근씨 사인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 176명 부상 이중 25명 입원


특히 지난 5월4일 평택 대추분교 강제퇴거 작전에는 군병력 1천여명이 동원돼, ‘살인적’으로 진압했다며 민중진영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으며 지난 7월10일 한미FTA 관련 민주노총을 비롯해 각 부분 대표자 기자회견은 경찰의 강제해산 방침으로 제대로 진행되지도 못했다.

이러한 경찰의 폭력은 두 농민이 사망한지 8개월만에 포항에서 다시 빚어졌다. 하중근씨 역시 경찰의 폭력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기탁 민변 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하중근씨 사망을 비롯해 경찰은 노동자들을 폭도로 몰며 폭력적 진압을 하고 있다"면서 "공정한 법집행이 아니라면 공권력은 공권력이 아니라 사적인 폭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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