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중근씨 사망원인에 대한 노동계의 진상규명 요구가 거센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가 감정을 완료해 빠르면 2~3일내에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국과수는 지난 2일 오후 부검을 진행한 뒤 9일 감정서를 작성했고, 결재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감정서가 결재되면 우편으로 포항에 있는 수사본부로 발송되며, 따라서 감정결과는 빠르면 11일 오후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과수 법의연구실 관계자는 “이번 사안의 경우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기 때문에 수십여명의 수사진을 투입해 긴급히 감정을 진행했다”면서 “감정결과에 대해서는 수사본부에서 브리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과수의 부검결과가 나오면 하중근씨의 사망원인에 대한 논란이 다시 한번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연맹 관계자는 “부검 당시 참관한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경찰 소화기에 맞아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온 것처럼 이후 발표될 국과수 감정결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전제하면서도 “지난해 사망한 전용철 농민의 사례에서처럼 국과수 감정결과가 자칫 왜곡돼 발표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과수는 지난해 11월24일 전용철 농민 부검결과 직후 “정지된 물체에 부딪혀서 뇌출혈, 두개골 골절 등으로 사망한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하루만에 “넘어져서 다친 것”이라고 사인을 번복해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건설노동자 하중근 진상조사단’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과수 부검 결과 △오른 쪽 뒷머리에 날카로운 물체(진상조사단은 방패로 추론하고 있음)에 찍힌 상처 △직접적인 사인이 된 왼쪽 귀밑 부위의 두개골 골절과 그 충격으로 인한 오른쪽 앞머리의 골절과 출혈 △4, 5번 갈비뼈의 골절 △양쪽 팔의 타박상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혁준 녹색병원 신경외과 과장은 “(경찰이 진압현장에서 소화기를 사용한 것을 감안하면) 소화기 또는 소화기에 준하는 것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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