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술실에서 의사 및 수간호사의 비인격적 대우에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김남희 간호사 자살사건과 관련해 전남대병원쪽이 이를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했다는 주장이 유족들로부터 제기돼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유족과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병원쪽은 사건 당시 고인의 죽음이 우울증 등 개인적 장애로 인한 것으로 규정하고 이번 사건이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것. 특히 사건 당일 광주 전남대병원 본원에 위치한 고인의 장례식장에 화순병원 간호사들의 조문을 막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며, 사건 다음날인 22일 예정된 화순병원 개원 2주년 기념행사인 ‘직원 한마음대회’를 추진하려다 노조의 강력한 저지로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부는 “전남대병원 내 타 수술실에서도 의사 및 수간호사 심지어 전공의들이 간호사를 상대로 가하는 언어폭력은 도를 넘은 수준”이라며 “실제로 한 전공의는 자신의 발에 발판이 살짝 닿자 간호사에게 '이X 저X‘, ‘ㅇㅇㅇ 없는 X" 등 심한 욕설을 쏟아부은 사건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부는 “최근 언론보도에는 의사와 간호사의 관계에서 빚어진 갈등으로 이번 사건을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실상은 중간관리자(수간호사)의 직원 쥐어짜기식 횡포가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부 관계자는 “병원에서 성과위주 경영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중간관리자들이 간호사들을 달달 볶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 때문에 상당수 간호사들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원쪽은 “간호사들의 조문을 막은 적도 없으며 사실을 축소한 적은 없다”면서 “우리 역시 한 가족으로서 상당히 가슴아파 하고 있다”고 이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병원쪽은 “현재 진료처장이 중심이 돼 진상조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객관적인 증거가 드러날 경우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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