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가 S&T중공업에 17일 복직했으나 고심끝에 복직 이틀만인 18일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85년 해고된 후 21년만의 복직이었으며, 80년 S&T중공업의 전신인 동양기계에 입사한 이후 26년만의 퇴사로, 문 대표는 정년 2년을 남겨두고 있었다.

문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는 통일중공업 조합원들 앞에서 정년퇴직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것이 복직투쟁을 하는 많은 해고자들에게 조그만 힘을 보태는 것이 사실이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국민의 정서와 상식적 감정을 판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조합원들과 지역의 동지들과 상의해 최종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심했다”고 고심의 일단을 밝혔다.


문 대표는 18일 오전 통일중공업지회 사무실 앞에서 노조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직 기자회견을 가졌다. S&T중공업 마크가 새겨진 작업복을 마지막으로 입은 문 대표는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문 대표는 “국가보안법과 노동쟁의법으로 5번의 감옥 생활을 한 30년 생활 동안 통일중공업은 제 삶의 한가운데 있었다”며 “제가 대학생 출신이라는 것을 안 회사가 저를 해고했지만, “형님 가지 마이소”라는 조합원들의 한 마디는 ‘학출 노동자’ 문성현을 ‘진짜 노동자’로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또 문 대표는 “복직을 통해 저의 정당성이 확인되었고 저와 통일중공업노조의 명예가 회복되었다고 판단한다”며 “비록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청춘을 바친 현장에 언제나 있을 것이며, 처음 출근해 노동을 시작하던 그 초심을 잊지 않고 노동자, 농민, 서민과 함께 세상을 바꾸기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S&T중공업은 지난 12일 문 대표에게 17일자로 원직복직 명령을 내렸고 문 대표와 노조는 회사에 휴직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단협에 ‘정치적 이유에 의한 사직’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문 대표는 복직 첫날인 17일 출근하지 않아 무단결근 처리됐다.
문 대표는 이날 사직으로 통일중공업지회 조합원 자격을 상실했지만 곧바로 금속노조 마창지역금속지회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