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곳으로부터의 연대를 표방하며 지난 2000년 부산일반노조로 시작한 전국일반노조협의회(준)가 지난 12일 전국지역업종일반노조협의회(일반노협)로 공식 출범했다. 이날 창립대의원대회에서 초대의장으로 추대된 정의헌 의장(53·부산일반노조 지도위원·사진)은 “미조직, 중소영세사업장의 노동자들을 최대한 조직하고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인 ‘연대’정신에 기초해 지역의 투쟁을 활성화시키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일반노협은 전국 15개 일반노조가 참가하고 있으며 6개 노조가 참관, 5천여명의 조합원들로 구성돼 있다.

- ‘전국지역업종일반노조협의회’ 출범의 의미는.
“지역연대의 강화를 통한 민주노조운동의 대중적 토대를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를 통해 비정규직 문제, 대산별 건설 등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현재 민주노총이 보이고 있는 상층 중심의 분파적 정치연대(정파)에 치우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가장 낮은 곳으로부터의 연대를 통해, 대중적인 실천을 만드는 초석으로 자리하겠다.”

- 지역연대 강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초기 산별노조 건설 논의를 시작했을 때 부산일반노조가 제기한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산별노조가 아닌 단일노조였다.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입장에서 볼 때 지금 민주노총이 추진하고 있는 산별은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에서 일정정도 벗어나 있다고 본다. 산별연맹 중심의 노조운동에서 여전히 미조직,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은 배제되어 있으며, 기업 중심의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반노협은 바로 이부분에서 배제된 가장 낮은 노동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겠다는 말이다.”

- 올해 주요 사업계획은.
“민주노조운동의 지역연대를 복원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내부적으로 조직확대 사업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며 올해 주요 투쟁과제로는 최저임금 투쟁과 당면한 비정규권리보장입법 쟁취 투쟁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물론 일반노협의 내실강화를 위해 일상활동을 강화하고 이를 통한 대중조직으로서의 정체성 확립 역시 주요 과제이다. 일반노조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한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의지나 목적, 이에 대한 의식은 앞서있지만 여전히 대중조직으로서의 토대는 부족하다.”

- 민주노조운동의 복원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가.
“이를테면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씨줄과 날줄이 모두 튼튼하게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민주노총에서 말하는 산별노조운동은 업종을 중심으로 한 씨줄의 역할만을 강조하고 있다. 바로 인근 사업장에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방기하고 어떻게 ‘연대’의 정신을 살릴 수 있겠는가. 일반노협이 연대의 정신에 기초해 ‘날줄’의 역할, 민주노조운동의 복원에 기여하겠다.”

민주노조운동 복원은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원칙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는 정의헌 의장은 인터뷰 말미, 민주노총에, 민주노조운동에 복무하고 있는 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다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민주노총 대대가 파행으로 끝나고 비대위 체계도 모자라 또다시 비대위가 꾸려지는 지금의 민주노총은 분명 위기다. 자본의 공격이 점차 거세지고 있는 지금, 투쟁을 만들어줄 지도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투쟁을 결의한 조직과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조직, 그리고 투쟁에 나선 조직, 이들이 모여 2월 정부여당의 비정규법안을 저지해야 한다. 노동자들이 비정규법안을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싸움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투쟁을 만들지 못하면 일본 노동운동이 보여지는 것처럼 우리 운동 역시 소수의 자족적인 운동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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