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 노동부장관 내정자는 80년대 유명한 인권변호사 출신이다.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을 파헤치기도 했고, 87년에는 대우조선 고 이석규 열사 대책위원장을 맡아 경찰과 싸우다가 제3자 개입금지 위반 혐의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이 내정자는 다른 변호사들과 함께 숱한 구속 노동자들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인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과 배일도 한나라당 의원이 구속됐을 때도 변호를 맡았다. 88년 재야 영입 케이스로 평민당에 입당, 국회의원이 된 후에도 ‘노동3총사’라는 호칭을 얻을 정도로 노동문제에 깊숙이 개입했다.


그는 90년 2월 평민당의 결정에 따라 당시 단병호 전노협 의장이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던 동아건설 창동공장의 ‘노노싸움’ 진상조사에 착수한다. 당시 일부 조합원들이 단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을 추진하다 불발되자, 노조사무실을 점거하고 노조간부들에게 폭행과 협박을 가한 사건이다. 회사는 단체교섭을 기피하면서 노조 집행부를 궁지로 몰아넣었고, 조합원들로부터 거둔 조합비를 노조에 전달하지 않는 등 노조 내부 분열을 유도했다. 반집행부 조합원들은 회사쪽의 비호 아래 작업시간에 술을 마시고 각목까지 든 채 정문을 통제하고, 노조 간부들에게 폭행을 가했다.

이상수 의원 등 진상조사단이 창동공장을 찾자, 반집행부 조합원들이 정문을 막고 저지했다. 3자 개입 운운하며 돌아가라는 팻말도 내걸었다. 이 의원은 경찰과 북부지방노동사무소를 찾아 추궁했지만 “노노싸움이라서 섣불리 개입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 의원은 이후 국회 노동위원회에서 노동부장관에게 창동공장의 부당노동행위를 조사하고 근로감독관을 상주시켜 질서를 회복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다음날에도 노조간부들은 여전히 반집행부 조합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 의원은 당시 쓴 칼럼에서 “노동부, 경찰, 회사가 짜고 노조를 와해시켜, 궁극적으로 전노협 의장 단병호씨와 전노협에 도덕적 상처를 입히려는 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노동자들의 주장을 부인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노동운동은 인간해방운동이다.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끊임없는 몸부림이다. 따라서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은 도덕성을 저버린 권력의 반인간적 행위이다’고 말한 어느 노동자의 호소가 생각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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