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노동기구 중 2곳인 국제자유노련과 세계노동연합이 통합일정을 확정함에 따라 세계노동질서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9일부터 이틀간 홍콩에서 열린 국제자유노련(ICFTU) 제124차 집행위원회의에 참석했던 한국노총은 “국제자유노련과 세계노동연합(World Confederation of Labor, 약칭 WCL)이 오는 11월1일부터 3일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두 국제노총의 통합을 선언하는 ‘새로운 국제조직 창립대회’를 열기로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또한 ICFTU와 WCL은 각각 창립대회 전날인 오는 10월31일 오전과 오후에 비엔나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조직 해산을 공식적으로 선포할 예정이다.

이 두 국제노총의 통합 움직임은 지난 2004년 12월에 개최됐던 ICFTU 세계총회에서 WCL과 조직통합을 의결하면서 본격화 됐으며, WCL 또한 이보다 1년여 늦은 지난해 11월 정기총회를 통해 ICFTU와 조직통합을 통한 ‘새로운 국제노동조직 창립’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85% 찬성(10% 기권, 5% 반대)으로 이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통합일정을 확정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노총의 이름은 확정되진 않았지만 일부 조직에서는 ICFTU와 WCL의 계승발전을 위해 새로운 국제통합노총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새로운 국제조직의 지역조직은 세계조직 창립 후 일정기간(1년) 내에 기존의 ICFTU 지역조직과 WCL 지역조직을 통합, 정비해 건설토록 하고 조직통합 과정에서 ICFTU와 WCL의 기존 회원조직은 모두 자동적으로 통합조직의 회원이 되는 방향으로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이들 두 국제노총의 통합에 따라 어느 국제조직에도 가입하지 않았던 네팔 GEFONT, 프랑스 CGT 등 10여개의 각국 노총들도 새로운 국제노동조직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편으로는 국제노동단체들의 통합 물결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며 남은 노총 간의 세력 양상도 크게 변화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참여하지 않는 또 하나의 국제노총인 세계노동조합연맹(World Federation of Trade Unions, 약칭 WFTU)은 동유럽 등 구 사회주의국가 노총이 중심이 된 규모가 큰 조직이지만 지난 1949년 ICFTU와 분리된 후 구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함께 조직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ICFTU는 148개국 노총 약 1억5천여명의 조합원이 가입해 있는 조직으로 국제노총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 1920년 기독교 중심의 노조들이 모여 국제그리스도교노조연합으로 출범했던 WCL은 113개국 노총 약 2천만명의 조합원이 가입해 있는 작은 규모이지만 세 노총 중 역사는 가장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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