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동성교통’ 버스회사에서 한 조합원이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사건에 대한 책임을 두고 사쪽과 노조의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조와 유가족들은 “회사가 운전 중 일어난 과실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며 그만둘 것을 강요했기 때문에 자살에 이르렀다”고 회사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회사쪽은 “단순한 질책이었을 뿐 해고 강요는 아니었다”고 이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본지 12월13일자 참조>

13일 동성교통 노사에 따르면 이 회사의 조합원인 고 양남철씨(44)는 지난 8일 오후 4시께 자신의 집에서 넥타이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가족과 회사는 지난 10일 고인에 대한 장례식을 함께 치렀지만 보상 문제에 있어서는 회사가 책임을 부인하고 있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씨는 지난 8일 오전 근무 중 ‘무정차 운전’을 해 고객으로부터 민원을 받았고 이에 따라 회사 사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후 이날 오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유서를 남기지 않아 뚜렷한 사망 사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유가족들은 그가 “회사로부터 사표 강요를 받은 후 낮부터 술을 마시는 등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며 “회사의 협박에 의한 스트레스가 그의 죽음을 불러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노조는 전했다. 이에 대해 김학원 회사 상무는 “사장이 민원을 받은 후 양씨를 불러 ‘그렇게 일하려면 그만둬라’라는 말은 했다”고 밝히면서도 “실제로 일을 그만두라는 의미보다는 단순한 질책에 가까운 말이었다”고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양씨가 사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후 이날 오후부터 11일까지 3일간 배차에서 제외됐다고 밝히고 있다. 임석하 자동차노련 조직국장은 “운전 중 과실로 고객이 항의전화를 한 것을 이유로 모욕을 주면서 사표를 강요해 스스로 갈등하다 목을 맨 것”이라고 말했으며 노련 또한 성명을 통해 “이는 ‘해고’와 ‘배차’라는 무기로 힘의 우위에 선 사용자가 구태의연한 권위주의로 운수노동자의 삶을 옥죈 결과”라고 회사쪽에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명송 노조 위원장은 “성격이 소심했던 양씨가 회사로부터 질책을 받아 자살을 한 것 같다”며 “회사와 유가족들이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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