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5일째인 21일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와 사쪽이 41차 교섭을 벌였으나 성과를 보지 못하고 끝났다. 노사는 22일 오후 2시 다시 교섭을 하기로 했다.

노사 교섭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인천화물서비스지점 회의실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진행된 교섭에서 노사는 두 차례 정회를 거듭하며 협상을 벌였지만 또 한번 만남 자체에 만족해야 했다.


이학주 노조 대변인은 “다음 교섭부터 주요한 쟁점사항을 먼저 논의하자는 데 동의한 것이 성과라면 성과”라며 “사쪽이 인사권침해에 해당하는 20개 요구사항을 철회해 달라고 했지만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항이기 때문에 철회는 무리이고 하나하나 논의를 하자고 했다”고 교섭내용을 설명했다. 사쪽은 “우리가 여러 차례 수정안을 제시하는 등 유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도 노조가 똑같은 주장을 반복해 오늘 협상에도 진전이 없었다”고 밝혔다.

당초 이번 교섭은 노사가 협상카드를 하나씩 주고받으면서 이번 파업의 장기화냐 철회냐를 구분 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사쪽이 20일 40차 교섭에서 노조에 “핵심요구사항 13개가 타결되면 노조가 즉각 파업을 철회하고 나머지 항을 논의할 용의가 있느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사쪽이 노조요구안에 대해 구체적인 수용안을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쟁점타결을 전제로 파업을 철회하자는 큰 교섭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노조 쟁의대책위원회는 사쪽 제안을 두고 20일 밤늦도록 논의를 진행하고 입장을 정리했다. 만약 사쪽이 13개 핵심요구안을 전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집중교섭을 통해 나머지 요구사항까지도 완전히 타결짓고 파업을 정리하는 안을 제안할 예정이었다. 13개 핵심요구안을 사쪽이 받아들이더라도 당장 파업을 풀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이학주 노조 대변인은 "밤샘 집중교섭을 통해서라도 모든 요구사항을 타결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생각"이라고 밝힌바 있다.

두 번의 연속된 교섭이 별 성과 없이 끝났다. 파업돌입 전까지 39차례 교섭에서 서로의 안을 충분히 확인했음에도 협상은 더디기만 해 파업이 장기화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학주 노조 대변인은 “13개 핵심요구안은 사쪽으로서도 별로 부담이 없는 안이고 비행안전을 확보하는데 핵심이기 때문에 절대 양보할 수 없지만 나머지는 유연성을 갖고 협상하겠다는 것이 노조의 기본입장”이라며 “계속 교섭이 이렇게 진행돼 난감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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