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관계자들은 지난 1월16일 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된 이수호 위원장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이수호 위원장을 꼽은 응답자는 93명중 과반수가 넘는 50명(53.8%).

뒤를 이어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31표, 33.3%), 김대환 노동부 장관(21표, 22.6%)이 각각 2, 3위를 차지해 올해 바뀐 노-정 대표자들이 모두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수호 위원장은 ‘교섭과 투쟁’의 병행전략을 강조함으로써 노동계 안팎에서 노사정 대화 복원 등이 기대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당선 이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례적으로 강금실 법무부장관, 최기문 경찰청장 등을 잇달아 만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도 정부의 비정규법안에 맞서 총파업을 벌이게 되는 등 투쟁국면을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총파업에 앞서 전국적인 현장순회와 최초의 파업찬반투표를 조직, 선거 과정에서 밝힌 ‘현장 중심의 조직화’에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수호·이용득 여전히 '관심' 인물

이 위원장은 지난 7월에는 파병철회와 직권중재 철폐를 요구하며 열흘간 삭발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그때 삭발을 한 이후 현재까지 거의 삭발에 가까운 헤어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삭발이 항의의 뜻과 함께 스스로의 결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위원장의 짧은 머리는 그만큼 해결되지 않은 노동문제가 많다는 뜻이며 자신의 결의를 보여주는 표현방식인 셈이다.

2위에 오른 이용득 위원장은 녹색사민당 참패 이후 실시된 지난 5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됐으며 전태일 열사 묘소를 방문하는 등 한국노총의 개혁바람을 일으켜 주목을 받았다. 이 위원장은 하반기 투쟁에서 비정규법안 개악저지를 요구하며 한국노총 역사상 처음으로 25일간의 노숙천막농성을 이끌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내년 1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교섭’ 방침을 정한다는 방침이며, 한국노총도 1월 임시선거가 예정돼 있어 여전히 이수호, 이용득 두 위원장에 대한 관심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환 장관은 비정규법안을 추진하면서 노동계와 큰 갈등을 빚었다. 특히 공무원노조에 대한 징계강행 발언이나 노동계에 대한 비판적 발언으로 노동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4위(공동)에는 단병호 의원, 고 박일수씨

한편 4위는 10명의 지지로 올해 4월 총선을 통해 민주노총 위원장에서 민주노동당 의원으로 역할을 옮긴 단병호 의원과 죽음으로 올해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여론화시키는 역할을 한 고 박일수씨가 공동으로 꼽혔다.
 
이밖에도 이수영 경총 회장(4표), 김영길 공무원노조 위원장(4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3표), 심상정 의원(3표), 노무현 대통령(3표), 박대규 비정규연대회의 의장(2표), 이목희 열린우리당 의원(2표), 이해찬 총리(2표) 등이 ‘올해의 인물’ 후보에 올랐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권수정 금속노조 현대차아산사내하청지회장 직무대행, 우원식 열린우리당 의원도 각 1표씩을 받았다.

<매일노동뉴스>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으로는 2001년에는 단병호 당시 민주노총 위원장, 2002년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2003년 김주익 열사가 각각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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