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노총 창립 78주년 기념식 및 후원의 날 행사에 참석한 내외빈들이 기념 떡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7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았다. 22대 총선을 한 달 앞둔 상황에서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

20분 비공개 면담, 국민의힘 “김 위원장이 먼저 요청”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한 위원장과 20분 가까이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한 위원장은 면담에 앞서 “국민의힘은 한국노총과 전통의 좋은 관계를 이어 왔고 서로 협의할 내용이 많았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개적인 말씀은 어렵고 긴밀히 상의드릴 일이 있다”고 했다가 뒤늦게 “최근 주요 정당과 정책간담회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면담은 급격히 성사됐다. 두 사람의 공식 일정에 없던 깜짝 일정이었다. 한국노총 내부에서 김 위원장 일정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사람은 소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과 정책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에도 공문을 보냈으나 (한국노총에) 안 오겠다고 했었다”며 그간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 위원장 비서실장인 한국노총 출신 김형동 의원이 두 사람 사이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한 위원장과의 만남을 먼저 요청했다”며 “동석 없이 한 위원장과 김 위원장이 독대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이 총선 대응 정치방침을 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만남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역대로 한국노총 위원장이 특정 정당을 찾은 경우는 잘 없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노총은 이달 중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총선 정치방침을 최종 확정한다. 한국노총 인사 중 국민의힘 문을 두드리는 이들도 적지 않아 지난 대선처럼 더불어민주당을 공식 지지하긴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다.

다음주 초 한 위원장의 답방으로 한국노총과 국민의힘은 정책간담회를 본격 진행한다.

한국노총 78주년 창립 기념식
김동명 “친노동자 후보 적극 지원”

김동명 위원장은 총선에서 친노동자 후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한국노총에서 진행된 ‘한국노총 창립 78주년 기념식 및 후원의 날’ 행사에서 “여야 내부가 분열하고, 진보와 보수가 이합집산하는 혼란스러운 시기지만, 우리의 원칙은 분명하다”며 “친노동자 후보를 과감히 지원하고 반노동자 후보를 철저히 심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제1노총으로서 총선 공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차기 국회에서 노동의 정당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개입해 들어가고자 한다”며 “현장의 자존심과 노동의 가치를 지키는 근본적 원칙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각 정당 인사들이 한국노총을 찾았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찬휘 녹색정의당 공동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선대위원장,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 등이 정치권에서 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이동근 경총 부회장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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