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천 주도권 갈등을 봉합하는 모양새다. 다만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갈등이 재발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은 2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오찬 회동 결과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저를 용산 집무실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가졌다”며 “민생 문제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찬에는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이도운 국민의힘 공보수석이 배석했다.

윤 원내대표는 오찬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갈등 원인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과 관련한 언급도 없었다고 전했다. 김건희 여사 의혹을 밝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느냐는 질의에도 “주로 민생 문제만 이야기했기 때문에 다른 말씀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이슈와 갈등을 묻으려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놓고 입장차를 드러내며 갈등을 빚었다. ‘함정 취재’라는 대통령실과 달리 한 비대위원장은 “아쉬운 부분,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입장을 달리했다.

갈등은 “사과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던 김경율 비대위원을 한 비대위원장이 서울 마포을에 공천하는 듯한 메시지를 풍기며 최고조에 달했다.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을 방문해 사퇴를 요구했고, 한 위원장은 입장문을 내 직을 끝까지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시스템 공천에 대한 대통령의 철학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 주도권을 둘러싸고 한 위원장과 대통령실 간 갈등도 드러낸 것이다.

“당정 관계에 대한 말씀이 있었느냐” “대화 중에 소개할 만한 내용이 있느냐” “당 차원에서 민심을 전달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윤재옥 원내대표는 모두 “없다”고 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관련 논의도 있었지만 “구체적 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여야 간 협상을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만남의 의미가 어떤 것이라고 봐야 하느냐”는 질의에는 “어쨌든 민생 문제를 위해 당정이 최선을 다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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