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 기자

임금노동자 61.4%가 주 4일 근무제 도입에 찬성했다. 장시간 노동을 줄여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업종과 사업장 등 다양한 유형별 실험을 진행하고 단계적 시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이사장 김종진)는 30일 오후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 한국사무소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바비엥교육센터에서 주 4일 근무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임금 동결해도 주 4일제” 77.6%

이날 김종진 이사장은 최근 실시한 인식조사를 토대로 주 4일제 도입을 강조했다. 9월22~25일 19세 이상 임금노동자 500명을 온라인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4.38%포인트) 찬성 61.4%, 보통 20%, 반대 18.6%로 나타났다. 19~34세 청년층(70%), 정규직(63.8%), 여성(66%), 월급여 200~250만원(65.2%)을 중심으로 찬성률이 높았다.

도입 필요성을 복수응답으로 물은 결과 “장시간 노동을 줄여 건강에 도움을 줄수 있어서”(1·2순위 합계 20.5%) “적절한 휴식은 업무 효율 등 일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16.4%) “육체적, 신체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15.8%) 순이다.

임금 동결이나 삭감을 일부 수용할 수 있다는 답변도 나왔다. 응답자 77.6%는 임금이 동결돼도 주 4일제를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임금을 5% 또는 5~10% 삭감해도 주 4일제를 선택하겠다는 응답도 각각 38.2%, 15.4%로 나타났다. 다만 삭감시에는 미선택 비율이 더 높았다.

국내에서도 주 4일 근무제 도입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김종진 이사장은 “한국에서 주 4일제는 기업과 노조 주도형 두 가지로 구분 가능하다”며 “노동시간을 단축하거나, 현행 유지 또는 인력 추가 채용, 임금삭감 같은 4가지 유형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 4일 근무하며 매출 상승”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성 담보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규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주 4일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ㄱ기업은 2019년 4.5일제를 시작으로 주 4일제 도입을 시작하면서 매출액이 2020년 546억원, 2021년 717억원, 2022년 782억원으로 증가했다”며 “이후 설문조사 결과 피로와 직무만족이 감소했는데 특히 주목할 대목은 새로운 시도와 도전의욕 상승이 강화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조 연구위원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충분한 휴식을 보장한다면 노동자는 더 많은 휴식을 갈구하기보다 새 도전과 생산성 향상에 도움 되는 활동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ㄴ기업은 주 4일제를 도입했으나 끝내 철회했다. 조 연구위원은 “ㄴ기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주 4일제 등을 도입했는데 일과 가정 충실과 자부심 향상, 충분한 휴식 같은 긍정적 반응이 있었지만 생산성과 즉시성이 낮고 업무에 대한 비효율성과 소통 어려움, 경기침체 등으로 회귀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시범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이사장은 “주 4일제 추진을 위해 단계적 시행을 업종과 사업장 유형별 실험을 진행하고, 중소·영세 사업장과 노동자 인력과 소득 지원을 위해 기존 정부의 목적, 사업(노동시간·일자리) 예산을 전용하는 게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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