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민주노총 임원선거에서 양경수(47·사진) 위원장이 재선했다. 양 당선자는 “윤석열 정권과의 투쟁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책임과 변화·혁신의 기관차가 돼야 한다는 포부를 안고 조합원 요구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1~27일 임원선거 투표를 진행한 결과 기호 1번 양경수·이태환·고미경(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동반출마) 후보조가 투표자 64만1천651명(투표율 63.97%) 중 36만3천246표(56.61%)를 얻어 당선했다고 28일 밝혔다. 기호 2번 박희은·김금철·이영주 후보조는 20만1천218표(31.36%)를 얻는 데 그쳤다. 이번 투표 선거인은 총 100만2천989명이었다. 양 단선자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시작해 3년이다.

윤석열 퇴진 투쟁 지속, 양대 노총 연대 강도는

양경수 집행부가 재집권한 만큼 지금까지의 대정부투쟁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경쟁했던 박희은 후보조 역시 윤석열 정권 퇴진을 강조했고, 전 집행부가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내내 갈등을 빚은 만큼 퇴진 기조가 변할 가능성은 적다.

다만 민주노총 임원선거 기간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재개한 한국노총과의 관계는 눈여겨볼 대목이다. 선거 기간이기도 하고, 노노갈등으로 비칠 우려가 있어 민주노총은 관련해 직접 언급한 적이 없다.

당분간은 관망이 예상된다.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참여를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 때문이다.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공포·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유력하다. 윤 대통령이 노조법 공포를 거부하고 국회로 돌려보내도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참여를 지속할지, 아니면 재차 참여 중단 같은 수준의 결정을 내릴지에 따라 양대 노총의 향후 대정부투쟁 연대 범위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안별 협력은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 여부와 무관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총선 ‘전술’ 진보연합정당 주도하나

양경수 집행부의 당면 과제는 총선이다. 양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노동중심 진보연합정당을 공약했다. 민주노총을 플랫폼으로 삼아 진보정당이 하나의 기호로 총선에 임하자는 게 뼈대다.

지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총선방침을 후보 단일화부터 선거연대까지 열어 놓고 노력하는 것으로 정했기 때문에 진보정당의 참여 없이 개문발차하는 방식의 진보연합정당 추진은 어렵다. 다만 진보정당들이 제3지대를 놓고 합종연횡하는 상황이라 민주노총의 역할이 커질 여지는 있다. 12월과 내냔 1월 중 진보연합정당 수립에 가까운 협력이 이뤄진다면 내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총선방침을 다시 물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중앙집행위원회가 주관해 총선대응사업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첫 반환점은 예비후보 등록일인 다음달 12일이다. 예비후보 등록을 전후해 진보정당과 제3지대 간 구획이 정해지고, 이에 따라 1월부터는 신당 창당 같은 움직임이 가시화할 전망이라 이를 앞둔 관계 맺기와 속도내기가 관건이다.

선거기간 도중 불거진 노조회계 공시에 대한 민주노총 내 이견도 봉합이 필요하다. 양 당선자는 선거 도중 강한 어조로 “재의는 어렵다”는 의견을 냈지만 민주노총 내부에서 재의 요구가 적지 않다. 당선자측은 현장 의견을 수렴한 뒤 요구가 높으면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민주노총은 다음달 부위원장 선거를 치른다. 양 당선자도 재선이긴 하지만 위원장 사퇴 뒤 출마라 위원장 역할을 할 수는 없다. 총선 대응과 노조회계 공시 후속 대응 같은 주요한 길목을 직무대행 체제로 헤쳐나가야 한다.

지역본부 10곳 당선자 배출, 6곳은 결선투표

한편 16개 민주노총 지역본부도 같은 날 투표를 해 10곳이 당선자를 배출했다. 당선자는 △경남본부장 김은형(득표율 68.73%) △광주본부장 이종욱(70.21%) △대구본부장 이길우(63.41%) △대전본부장 김율현(58.47%) △부산본부장 김재남(68.68%) △세종충남본부장 유희종(63.26%) △울산본부장 최용규(70.57%) △전북본부장 이민경(50.55%) △제주본부장 임기환(66.13%) △충북본부장 박옥주(60.02%)다. 강원·경기·경북·서울·인천·전남본부는 결선투표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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