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발언대 선 이)를 비롯한 증인들이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8년 가까이 이어져 온 페르노리카코리아 노사분쟁이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노동부 국감에서 프란츠 호튼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대표에 “노사 간 신뢰를 바탕으로 임금협상을 체결할 것”을 주문했고,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전임 대표인 장 투불을 2018년 국감에 소환했던 이가 자신이라며 “(문제가) 흔쾌히 해결 안 되면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며 압박했다. 그러자 호튼 대표는 “향후 합의할 수 있게 성실하게 교섭하겠다”고 답했다. 고용노동부 서울지방노동청은 노사 간 협상을 위한 중재를 맡기로 했다.

17일 국회에서 두 번째 노동부 국정감사가 이어졌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노동부 소속 기관을 상대로 한 이날 감사에서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을 포함해 6개 지방청장이 자리를 지켰다. 의원들의 질의는 노동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재발하거나 문제가 커진 중대재해, 직장내 괴롭힘 문제에 쏠렸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교섭에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중재 나선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프랑스 기업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2018년과 2021년에도 국감장에 소환됐지만 노조 탄압, 임금협약 체결 지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수진 의원은 “장 투불 전임 대표이사가 2018년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에 따라 부당노동행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됐지만 2021년 장 투불 대표는 인사청문회 직후 야반도주하듯 한국을 떠났다”고 질책했다. 임이자 의원은 “2018년 장 투불 (전 대표)을 증인으로 불렀던 사람이 저”라며 “(이번에도)흔쾌히 해결 안 되면 청문회를 해야 한다. 이수진 야당 간사와 박정 환노위 위원장이 동의하면 청문회를 하자”고 제안했다.

호튼 대표는 “지금까지 (노조와) 37~38회 정도 교섭을 했고 향후에도 합의에 이를 수 있게 성실하게 교섭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노동청의 교섭 중재도 수용했다. 이수진 의원은 “사측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교섭 중재를 받아들이겠다고 하니, 서울노동청은 (교섭을) 중재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상황을 제대로 보고하라”며 “여당 간사도 청문회 제안한 만큼, 정부가 나서서 (문제를) 뿌리 뽑지 못하면 제대로 청문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 과로사 택배 사회적합의 이행 여부 점검” 노동부에 주문

이날 국감에서도 중대재해 사업장이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3건의 사고가 발생해 4명의 노동자가 숨진 세아베스틸 대표를 불러 잦은 사고 책임을 물었다. 우 의원은 “지난해도 이 자리에 나와 중대재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는데 올해도 두 명이 숨졌다”며 “회사 방침이 생명경시, 안전불감증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의원은 “(재해자가 입은) 방염복이 정말 열로부터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 옷이었는지 확인하라”며 노동부에 철저한 조사를 주문했다. 지난 3월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두 명의 노동자가 연소탑 안 고온의 철강 분진 청소작업 중 쏟아지는 분진에 맞아 화상을 입고 숨졌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 증인 출석도 요구했다. 우 의원은 “쿠팡의 로켓배송 노동환경을 둘러싼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았다”며 “CLS가 택배 과로사 사회적합의의 주체는 아니지만, 내용을 준수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노동부는 택배 과로사 사회적합의 정신과 내용을 쿠팡이 준수하도록 어떻게 지도할지, 현재 준수 여부는 어떤지 검토계획과 내용을 종합감사 전까지 보고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CLS 대표 증인 출석을 여야 간사 간 원한한 합의를 통해 수락해 줄 것을 요청했다. CLS 노동자 A씨는 지난 13일 새벽배송 중 쓰러진 채 발견됐다. 노동계는 과로사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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